brunch

빛나지 않아도 괜찮아

삶이 우리를 조용히 사랑하는 법

by 나리솔


빛나지 않아도 괜찮아



우리는 흔히 이 세상에 위대한 무언가를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곤 해. 별처럼 빛나거나 다른 사람들의 기억 속에 밝은 흔적을 남겨야 한다고 말이지. 하지만 어쩌면 그럴 필요는 없을지도 몰라. 강물이 지도에서 사라진다 해도, 물은 여전히 길을 찾아가잖아. 달 없는 밤이라도, 별들은 계속해서 지평선 위로 떠오르니까.

어쩌면 우리의 삶도 그럴지 몰라. 의미를 가지기 위해 꼭 빛나는 존재가 될 필요는 없어. 때로는 그저 '나 자신'으로 충분한 거야. 화려한 직함도, 명성도, 영원한 빛남도 없이 말이지.

어떤 날에는 우리가 마음 한 조각을 남겨두었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기도 해. 바람은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세상이 우리와 함께 귀 기울이는 듯 느껴져. 비록 우리가 누군가의 '별'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아침 햇살은 여전히 우리의 어깨를 어루만지고, 새로운 하루는 어김없이 시작될 거야.

삶은 늘 기대와 상실로 이루어져 있지. 하지만 고통과 어둠 또한 영원하지는 않아.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붉은 태양이 다시 돌아오듯이, 우리도 긴 밤 후에 새로운 빛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혹시라도 언젠가 삶을 사랑하기가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그것 또한 괜찮아. 굳이 애써 삶을 사랑하려 하지 않아도 돼. 그저 숨 쉬는 것을 허락하고, 아주 작은 발걸음으로라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을 허락하는 게 중요해.

그러면 삶은 저절로 우리 앞에서 펼쳐질 거야. 오랫동안 열어보지 못했던 편지처럼 말이지. 그 안에는 거창한 말은 없을 테지만,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을 거야: 우리는 이미 충분하다는 따뜻한 속삭임이.

때로는 삶을 사랑할 필요 없어. 그저 삶이 우리를 조용히 사랑하도록 허락하는 것으로 충분하니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교묘한 거짓말 날개가 하늘을 기억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