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의 자국

에세이

by 나리솔


어릴 적,
사람들은 내게 말하곤 했다.
손가락이 가늘고 길면
음악가가 될 거라고.

어른이 되고 나서는
일하느라 손가락이 굵어지고,
피아노 건반 대신 계산기 버튼을 눌렀다.

세월이 흐르자 손바닥에는 주름이 생겼다.
내가 걸어온 길처럼 얽히고설킨 주름들.

이제는 아무도 내 손을 예쁘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들이 내 손을 꼭 잡으며 말한다.
“엄마,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손이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손의 진짜 쓰임은 바로 이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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