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위의 춤

by 나리솔


유리 위의 춤



집은 때때로 세상보다 더 조용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다. 그 고요는 거울이 되어 내 외로움을 비춘다.

나는 우리를 지키기 위해 다리를 놓았다. 그러나 다리란 결국 환상일 뿐이다. 우리가 걸어갈 힘이 남아 있을 때만 버티는 선. 힘이 사라지면, 그 다리는 물 위에 드리운 가느다란 선일 뿐, 한 걸음 비켜서는 곧 깊은 낭떠러지다.

우리는 유리 위에서 춤을 추었다. 이 춤은 약한 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상처를 남기고 흉터를 새기지만, 그 안에는 진실이 있었다. 우리는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끝까지 살아보려 했으나, 어쩌면 그래서 끝내 버티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떠난다. 그 떠남 속에서 사라지는 것은 나의 그림자만이 아니라, 우리의 “우리”다. 모든 것은 빛이 된다 — 평범하고, 고요하며, 거의 무심한. 그러나 바로 그 빛이 사랑조차 치유하지 못한 상처를 감싼다.

부르지 마라. 나는 돌아가지 않는다. 때로는 이별의 힘이 만남보다 크다. 때로는 침묵이 어떤 맹세보다 크게 울린다. 어쩌면 오직 그 침묵 속에서만, 우리는 우리의 진실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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