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모닥불 같은 관계에 대하여

모닥불 같은 관계: 뜨거움과 차가움 사이, 나의 적정 거리를 찾아서

by 나리솔


커다란 모닥불 같은 관계에 대하여



모닥불 같은 관계: 뜨거움과 차가움 사이, 나의 적정 거리를 찾아서

(Relationships like a Bonfire: Between Heat and Cold, Finding My Optimal Distance)


인간관계 속에서 저는 종종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곤 합니다. 누군가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가거나, 아니면 너무 멀리 도망쳐 버리는 것이죠. 이 반복되는 패턴은 마치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저를 따라다닙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면, 저는 가진 모든 온기를 내어주고 싶어 집니다. 그 사람에게 한 걸음 바싹 다가가, 마치 우리가 하나의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처럼 열렬히 갈망하죠. 하지만 이러한 지독한 친밀함 속에서 저는 자주 저 자신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상대방의 숨결에 제 호흡을 맞추느라, 저만의 고유한 리듬과 본연의 빛깔을 잊어버리는 것이지요. 그리고 관계의 온도가 너무 뜨거워지고, 서로에게 지워진 기대라는 무게가 숨통을 조여올 때쯤이면, 둘 중 한 사람은 필연적으로 뒷걸음질 치며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그 순간 느껴지는 실망감과 상실감은 너무나 쓰라립니다.


그리고 이어진 고통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이면, 저는 얼음장 같은 냉기를 택합니다. 바깥세상으로부터 저를 보호하려는 듯, 제 '집'이라는 아늑한 요새 속으로 스스로를 가둬 버리죠. '혼자만의 길'이 가장 안전한 도피처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요. 하지만 침묵이 가득한 방 안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내 다시 심장이 시려옴을 느낍니다. "집으로 가고 싶다"라고, 차가운 벽에 대고 나지막이 속삭이는 제 목소리에는 그 어떤 주소도 담겨 있지 않습니다. 그저 누군가의 따뜻한 어깨나 마음을 어루만지는 깊은 대화를 향한 간절한 갈망만이 담겨 있을 뿐이죠. 마치 끝없이 채워지지 않는 영혼의 허기처럼 말입니다.


이제 저는 깨닫습니다. 사랑과 우정은 결코 나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공허함을 채워줄 누군가를 찾아 헤매는 여정이 아니라는 것을요. 그것은 상대방과 나, 우리 모두가 따뜻함을 느끼면서도 서로에게 아픔을 주지 않을 만큼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관계라는 모닥불의 온기를 지켜내는 현명한 기술이라는 것을요. 가장 오래 지속되고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는 관계는 결국, 서로가 온전히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고유한 공간과 존중을 가질 때 비로소 가능해집니다. '집'은 둘만을 가두는 감옥이 아니라, 이 드넓은 세상을 혼자서 여행하고 돌아온 후 편안히 안식할 수 있는 포근한 장소여야 합니다.


어쩌면 관계 속에서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상적인 사람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닐 겁니다. 사랑의 불꽃이 재로 변해버리지 않도록, 서로의 '마음 거리'를 섬세하게 조절하는 지혜를 배우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물리적으로 집에 머물면서도 "집에 가고 싶다"라고 느끼는 갈망은, 어쩌면 관계 속에서 제대로 설정되지 못한 경계선과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타인에게서 도피처를 찾기보다, 먼저 우리 내면 안에 견고하고도 따뜻한 안식처를 스스로 지어 올려야 한다는 메시지처럼 들리네요. 자기 자신과의 평화가 선행되어야만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건강한 균형을 찾을 수 있다는 진리를 말이죠.


지금, 관계 속에서 어떤 '거리'가 가장 편안하게 느껴지시나요?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 따스함을 나누는 친밀함인가요, 아니면 각자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적절한 독립성인가요? 생각도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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