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말고, 다정하게 살아보기
나는 오랫동안 나 자신을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살아왔다.
끊임없이 확장해야 하는 사업처럼, 멈추면 실패가 되는 존재처럼.
공부는 취업을 위해 했고, 일은 승진을 위해 했고, 승진은 다시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필요했다.
나는 나를 ‘투자 대상’처럼 대했다.
새로운 성과라는 ‘수익’을 내지 못하면, 나는 곧바로 실패자가 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그럼 나는 언제부터 그냥 살게 되는 걸까?”
삶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
기초 공사를 끝내는 게 아니라,
정말로 사는 순간은 언제 오는 걸까?
그제야 깨달았다.
우리는 삶 전체를 끝나지 않는 공사장으로 만들어버렸다는 것을.
먼지와 소음 속에서 설계도만 들여다보며,
언젠가 완성될 집에서 쉬게 되길 기대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하지만 삶은 완공을 기다리는 건물이 아니라,
그 공사장을 걸어가는 지금 이 순간 자체였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나는 이제 ‘내 인생의 CEO’ 자리에서 내려오기로 했다.
대신, 그저 이 삶의 평범한 직원으로 남기로 했다.
이제 나는
경험이 되지 않는 실수를 해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미래를 위한 투자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웃게 하는 것에 돈을 써도 된다고 허락한다.
더 이상 ‘열심히’ 살고 싶지 않다.
나는 ‘조심스럽게’, ‘다정하게’ 살고 싶다.
신기하게도,
나 자신에게 초과 성과를 요구하지 않자
세상은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자리에 조용한 여백이 생겼다.
그 여백 속에서
마감 기한의 초침 소리가 아니라
내 심장의 박동이 들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늘 달리는 데 익숙해져 있다.
조금만 속도를 늦춰도,
마치 뒤처진 것처럼, 멈춰 선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고속열차를 탈 때 창밖의 풍경은 하나의 회색 선으로만 스쳐 지나간다.
꽃도, 사람의 얼굴도,
나무의 결도 보이지 않는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려면
속도를 줄여야 한다.
느리게 산다는 건
게으르다는 뜻이 아니다.
그건 더 잘 느끼고, 더 깊이 바라보겠다는 선택이다.
모두가 특급열차를 타고 질주할 때,
혼자 자기 속도로 걷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같은 결승선에 도착한다.
그렇다면 왜
도착만을 위해 달리느라
길 위의 가장 중요한 장면들을 놓쳐야 할까?
혹시 당신도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한 ‘상사’가 되어
끊임없이 보고서와 성과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가?
오늘 하루만이라도,
그 자리를 내려놓고
그저 살아 있는 사람으로 숨 쉬어볼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