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데드 1
우리는 종종 묻는다.
“같은 방향을 보고 가고 있으니 우리는 같은 팀이겠지?”
하지만 정말 그럴까?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해서 같은 목적을 향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한때, 나는 미드에 깊이 빠져 살던 시기가 있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오래 빠져 있었던 드라마는 워킹데드였다.
좀비를 소재로 한 드라마지만, 좀비보다 무서운 건 결국 사람이었다.
그 속에서 생존하고, 분열하고, 다시 연대하는 인물들의 여정을 지켜보며
나는 드라마를 넘어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배우고 있었다.
그중 특히 마음에 남았던 장면이 있다.
릭과 데릴, 오랜 시간 함께 살아남아 온 동료이자 친구였던 두 사람은
어느 순간, 더 이상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들이 나눈 대화 속에 이런 말이 나온다.
“같은 방향으로 함께 걷다 보면 같은 팀이 되잖아.”
“지금 우린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는데, 팀인가?”
그 장면은 내게 깊은 질문 하나를 던졌다.
“함께 걷는다고 해서, 같은 팀일까?”
우리는 회사에서, 교회에서, 혹은 같은 프로젝트 안에서
마치 같은 팀인 것처럼 걷고 있지만
진짜 그 안에 신뢰, 존중, 그리고 목적의 일치가 있는지를 묻는 사람은 드물다.
어쩌면 우리는
관성처럼 함께 걷고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
한 번 합류한 길에서 갈림길을 의심하지 않고,
속도와 방향만 맞추며 스스로를 ‘팀’이라 착각한 채
어디론가 흘러가는 중일지도.
“우린 팀이야.”라는 말은 가까워진 거리의 선언이 아니다.
그건 함께 걸어온 시간보다, 같은 곳을 보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한 말이다.
이따금 우리는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지만
마음은 서로 다른 좌표를 향해 있을 수 있다.
그 어긋남은 조용히 관계를 마모시키고,
결국 가장 중요한 순간,
“지금 우린 팀인가?”라는 질문을 불러온다.
나는 이제, 함께 일하거나 걷는 사람에게 이렇게 묻는다.
“지금 우리가 함께 가고 있는 이 길은, 서로를 팀으로 만드는 길인가요?”
만약 그 답이 불분명하다면,
우리는 잠시 멈춰 서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속도를 맞추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방향’이 아니라, ‘의도’다.
길을 함께 걷는다는 건
단순히 같은 공간에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서로의 선택을 이해하고, 목적을 공유하고,
책임을 나눌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는 뜻이다.
그 믿음이 없을 땐,
아무리 같은 방향이라 해도,
우리는 같은 팀이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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