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작가: 제니 오델 / 김하현 옮김 출판사: PILLOW 발행일: 2021년 11월 22일
이 책은 살짝 철학적이면서 전문서적 같은 느낌이지만 살면서 이해하지 못했던 상황들에 대해 다시금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준 책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나는 게으른 것에 대한 큰 죄책감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게으름은 죄악이라고 여기며 살아왔다. 한 편으로 내가 너무 부지런 한 바람에 성공했다고 자축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부지런 떤 만큼 실패의 고배를 마신 적이 더 많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죄악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어쩔 땐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누군가를 움직이게 하고, 누군가에게 기회를 주고, 누군가가 더 나아지게 하기도 한다는 것도 알았다. 나의 참을성 없는 부지런때문에 누군가가 느껴야 할, 성취감과 보람이라는 찬스마저도 나는 앗았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스스로 움직였기 때문에, 내가 얻은 모든 것들의 대한 덕을 본다며 생각하고 살아왔다. 또, 다른 사람의 실수와 무지에 대한 책임도 다 내가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에,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움직여주지 않았기 때문에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알았다. 내가 숨쉬기 조차 어려운 공황이라는 장애마저도 내가 다 해야한다라는 책임감을 가장한 욕심때문에 왔다는 것을, 그리고 나의 몸에게 자그마한 여유도 허락치 않고 살아왔다는 것을. 내 눈에 보이는 삼라만상에 대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모두 내 덕과 내 탓으로만 생각했다.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일어났을 일이었고, 내가 움직여도 일어났을 일이었다. 세상의 현상은 나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들이 많다.
책은 말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다고. 그러나 이것은 새로운 알아차림이라고.
생각이 현실이 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우리의 생각은 큰 물결(관심경제)을 따라 흘러가고 있는 것에 대해 스스로 알아차리고 있는지. 나무는 인간에게 목재로서의 가치로만 매겨지기에 쓸모있는 나무는 오히려 일찍 베어져 없어진다. 하지만 우주와 자연의 역사는 그 자리를 오래 지킨 나무에게서 그 뿌리를 발견할 수 있는 아이러니가 있다. 인간은 영생할 수 없다. 영생할 것 처럼 꿈을 꾸고 희망하지만 사실 가장 큰 행복은 지금 이 순간에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곧 지금 당장 이 글자 하나하나를 읽는 순간을 알아차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자. 그리고 눈을 감고 내 호흡에 집중해보자. 내 눈앞에 있는 현상을 알아차리자. 관심을 기울여야만 나의 현실이라는 세계를 알아차릴 수 있을 뿐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다움을 누리는 것 말고 더 바랄게 뭐가 있을까. 나의 인성을 바르게 하고 바른 생각으로 자연과 우주를 사랑하고 아끼는 노력을 하는 것 만이 만물의 영장으로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