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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 Jeonggeul May 13. 2022

5월 둘째주 에세이.2

베트남 적응기

오늘도 베트남 호치민의 날씨는 무덥다.


건너온지 4개월째인데 이제 한달이지난것 같다

미리 온 남편도 4년째인데,

이 곳에 온 뒤로 시간이 정말 빨리 흐른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지 않으면 안된다고.




나는 오자마자 둘째를 임신했다.

그 좋아하는 수영도 잘 하지못했다.

초기때는 자궁이 불안정해서 수영은 오히려 피해야 한다는 글을 네이버 지식백과를 통해 읽었다.



유일하게 이 곳에서 할 수있는 운동은 수영뿐이었는데,

수영을 하지못하니 하루종일 거실쇼파에 누워 에어컨바람을 쐬며 넷플릭스 시청을 한다.





평생 놀팔자는 아니었던 나 인데,  여기와서 실컷 놀고있다.이렇게 놀아도 되는가 싶을정도로 놀고있는데 노는거 말고는 할수있는게 없다.


바깥날씨는 서있기만해도 땀이나는 한여름이고,

땀이나면 금새 피부에 알레르기처럼 땀띠가 나고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오듯 흘러 임신중이라 그런지 살짝 어지럽기도 하다.



아는사람이 없어 만날사람도 없다.

아침에 일어나 차한잔하자고 연락하며 지낸 아들엄마친구들이 그립다.

타국에 와도 한국인촌에 살아서  한국사람들이 많지만 한동네에 살아도 아이들 보내는학교가 거의 다르다.

같은학교를 보내는 엄마들이 모두 어디에 사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곳에서의 생활적응을 위해 제일 많이 관심이 가는 곳은 먹을것파는 마트와 반찬가게들, 생필품파는 마트, 아프면가는 병원들, 집에 전기수리나 수도수리할 업체들 ...

그런곳들만 알아가는데도 아직 다 알지못했다.




그런데 여기는 한국인들의 인터넷 커뮤니티가 참 잘되어었다.

베트남오기전에는 한국에서 이곳 인프라를 돌아다니면서 어떻게 한 곳 한 곳 파악해야할지 걱정했었지만,

베트남들어오는 비행기를 타면서부터 네이버카페 #베맘모 를 통해 출입국서류와 절차의 도움을 받았고 코로나시국 까다로운 입국시기에도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도착해서는 카톡방 초대를 받아서 학교방,병원방,교육방,수다방,반찬방,임신방 등 없는게 없는 주제의 톡방에 가입을 해서 하루에도 수백건의 정보를 톡으로 받는다.


학교방
병원방
교육방
교육방
아파트방
반찬
고기
두부
수다
출산


타국에서  비록 온라인을 통해서이지만, 누가 누구인지는 잘 모르지만 같은 한국인으로서 소식을 주고받고 하는 내용들만 읽어도 하루가 눈코뜰새없이 지나간다.

 

한국보다 땅은 오히려 넓고 큰데, 사회는 더 좁은 것 같다.

소속감도 크고. 이방인으로서의 삶의 희노애락은 다 똑같이 느끼는 것 같다.





내가 한국을 떠나기전에 먼저 미국으로 이민을 간 대학동기의 이야기가 힘이 되어주었다.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아."


그렇다.

오히려  다른나라지만 사람사는 곳에와서  한국인이라는 범주안에 사는것이 더 보호받고 사는것 같고,

물가는 싸고 이방인이라서 친절한 베트남인들의 서비스가 살기는 더 좋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이방인이고, 이 세계로 깊이 빠지지 못했다.

세상은 내게 활짝 열려있는데 내 마음이 아직 닫혀있다.





포항에서 살때 만났던 나의 아들친구엄마,  나의 절친이 된 그녀의 이야기가 귓가에 맴돈다.


"기회는 언제든지 열려있어."


그래.

기회는 언제든지 열려있고 세상도 내게 늘 열려있다.


뛰어들 마음의 준비. 그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나는 타국에서라도 세상의 주인처럼 살수있다.

사람사는 곳 어디든지 내가 하기 나름이라는것을 명심하면서...


2022.05.13

브런치작가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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