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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 Jeonggeul May 15. 2022

선생님 잘 계시죠?

스승의 날을 기념하며..

나는 학창 시절을 조용히 보내서 나를 기억하실 선생님이 계실까 궁금하다.

오히려 내가 학교 다닐 때 만난 선생님보다 우리 아이 담임선생님이 더 생각이 나는 오늘이다.


우리 아이는 어릴 때 환경의 변화가 많았다.

태어나서 네 살 때까지는 내가 키우면서 집 앞 어린이집을 보냈다.

아직 젖도 떼지 않아 울고 보채는 아들에게 어린이집 원장님은 자기 젖을 내어주고 우리 아들을 엄마처럼 돌봐주셨다.

아이가 셋이나 있었던 원장님이지만,

어린이집에 오는 아이들도 제 아이처럼 품어주시고 돌봐주셨다.

신규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이었던지라, 이권이 개입된 아파트 내에 많은 사람들에게 시달림을 받으면서도 원장님은 아이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지켜주고 돌보아주셨다.


현미 원장님,  잘 지내시죠?


우리 아들 돌보시느라 힘드셨을 텐데  엄마의 마음과 천사 같은 미소로 늘 친절히 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아이가 유아기 시절을 모나지 않고 무난히 잘 보내고 지금은 속이 깊으면서도 씩씩하고 착한 아이로 자란 건 선생님 덕분입니다.
선생님,  지금 어디 계신지 모르겠지만,
좋은 제자분들과 늘 즐겁고 행복한 시간 되시길 바라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내가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시댁에서 학교를 다니게 된  아들은 뽀얀 피부와 서울 말씨 때문에 같은 학교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으며 생활해야 했었다.

그런 생활 때문에 학교에 적응하기도 어려웠고, 매일 친구들한테 놀림을 당하거나 맞고 다녀서 집에만 오면 학교 가는 게 너무 싫어 자주 울었었다.


그런 손자 보는 게 안타까워  우리 시어머니는 학교 선생님을 찾아가 당부를 하시기도, 또 하소연도 많이 하셨다.

그러나 엄마가 곁에 없다는 걸 안 친구들은 할머니랑 같이 사는 것으로 우리 아들을 얕잡아보고 놀렸다.


그렇게 단체생활에 적응하는 걸 어려워하다 성격까지 변해버린 아들 때문에 나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시댁에 들어가 아들을 직접 키우기로 했다.


그리고 우리 아이 담임선생님을 일주일에 한 번 찾아가다시피 하고, 전화연락은 매일 주고받으면서 아들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했다.

수업시간엔 멍을 때리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임 수업엔 참여도 못하고, 길을 걸을 땐 늘 땅만 보고 걸으며 친구들이 말만 걸어도 피해의식을 갖고 오해하며 엉엉 울던 아들.

 괴롭히는 아이는 몇몇 손에 꼽혔고, 그 아이들을 알기 위해 아이 엄마의 연락처를 받아 연락도 했다.


그러나 그 중간엔 항상 담임선생님이 계셨다.




지금 6학년인 우리 아들은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보낸 3년 학교생활이 늘 비슷했다.

나는 늘 아이의 학교생활을 예의 주시했고.

아이의 학교생활에 깊이 관여하여야 하겠다는 판단 아래 담임선생님께 학기 초마다 연락을 해서 아이를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렸다.


아주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까지는 제가 키우다가 직장을 다니게 되고부터는 친정엄마 손에서 크며 어린이집도 옮겼습니다. 그러다 친정엄마가 몸이 안 좋으셔서 시댁 어르신 손에 아들을 맡기게 됐습니다. 아이가 친조부 댁으로 사는 곳을 옮기면서 학교 또한 전학을 했습니다.
 양육자와 양육환경이 많이 바뀌어서 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입니다.
아이는 학습력은 좋지만, 사회성이나 정서적인 부분이 많이 걱정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에 하루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선생님께서 신경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모로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 똑같은 말로 3.4.5학년을 모두 지냈다.

3학년 김효원 선생님

4학년 김진성 선생님

5학년 김막희 선생님...


아이가 자살하고 싶어 한단 말을 했을 때 충격을 받으셨던 김효원 선생님은 우리 아이를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아이와 격리를 시켜주시고 우리 아이의 보호막이 되어주셨다.


선생님의 정성에 조금씩 밝은 성격을 되찾아가던 우리 아이에게 김진성 선생님은 아빠처럼 야단도 크게 치셨지만 뒤에선 항상 우리 아이를 격려해주셨다.


이제 학교생활에 조금씩 적응을 하게 된 아이는 영악한 친구들 때문에 창피도 당하고 여전히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어려웠지만 김막희 선생님은 아이의 속내를 파악하시고 친구들에게 아이의 입장을 대신 전달해주셨다.


김효원 선생님!

우리 아들 때문에 고생 많으셨죠? 애쓰신 은혜 잊지 않고 지내겠습니다. 건강하세요!


김진성 선생님!

멀리 있는 아빠 대신 아빠처럼 엄하게 가르치시느라  우리 아들에게 미안해하셨던 게 잊히지 않네요. 그러나 우리 아들은 지금도 선생님께서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친절하고 보호해주셨다고 기억한답니다.. 노고에 늘 감사드립니다.

김막희 선생님!

아들뿐만 아니라 저까지 신경 써주시느라 애 많이 쓰셨죠? 시댁에 들어가 살고 있는 며느리로서의 입장 이해해주시고, 엄마의 영향으로 아이가 어떻게 느낄지까지 모두 생각해주시고 상담해주셔서 늘 감동받았었답니다. 고민 있거나 상담하고 싶을 땐 언제든지 전화하라시며, 제가 궁금해할 것 이상으로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시고 저와 우리 아이가 함께 잘 생활할 수 있도록 많은 신경 써주시며 우리 가족의 행복을 바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앞으로도 화목하고 건강하게 사는 우리 가족 모습,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라는 아들로 키우는 것으로 은혜 갚겠습니다. 선생님은 제가 만난 선생님들 중에 진정한 선생님이셨습니다.




이렇게 3년을 연달아 만난 좋은 선생님들 덕분에 아이는 학교라는 곳을 안심하며 다닐 수 있게 됐고 지금은 캐나다 국적의 담임선생님을 만나는 국제학교에 다니게 됐다.


영어로 수업하는 학교기 때문에 5학년 때 영어학원을 1년 열심히 다녔는데 아이가 다닌 영어학원의 원장 선생님께서도 우리 아이를 굉장히 예뻐해 주셨다.


아이가 너무 순수해서 애처롭네요. 너무 순수해서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한국을 떠나 베트남에서도 어떻게 지내는지 계속 연락해주세요. 아이가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잉글리시 하우스 원장님.


원장님의 정성과 사랑으로 국제학교도 무난히 입학했고 지금도 아들의 영어실력은 점점 늘어갑니다. 선생님의 은혜로 우리 아들이 일 년 만에 영어를 터득해서 이렇게 타국에까지 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아들에게 종종 연락드리라 하겠습니다.



앞으로 스승의 날이 되면 지금까지 애써주신 모든 선생님들을 차분히 떠올려보면서 오늘 쓰지 않은 다른 많은 선생님들의 은혜에 보답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2022.05.15

브런치 작가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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