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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 Jeonggeul Jun 09. 2022

책을 낸다면 과연 행복할까.

꿈과 돈 사이에서의 갈등.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들은 주제가 뒤죽박죽이다.

나는 쓰고싶은 글을 쓴다.

서평을 쓸 때에는 서평을 쓰고,

일상을 쓰고 싶을 때에는 일상을 쓰고,

소설을 쓰고 싶을 때에는 소설을 쓴다.


이렇게 많이 펼쳐놓다 보니 언제 끝날지도 모를 글이다.


주변에 나랑 비슷하게 시작한 서평가들이 책을 내고 있다.

그리고 글쓰기모임이 sns상에서 많이 일어나면서 책을 내는 작가가 되고자 꿈을 꾸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책을 읽고 난 후의 소감을 적을 때,

1000권의 책을 읽고 나만의 책을 내는 것을 꿈으로 삼았다.

그러나,

책의 소감을 쓰다 보니 , 내 이야기도 쓰고 싶어져서 책 읽는 것을 중단하고 지금은 글쓰기에만 매진하고 있다.


브런치에도 기고를 하지만,

인스타에도

블로그에도

또 개인일기장에도

글을 쓰고 있다.


2020년부터 작년까지는 인풋이 활발히 이루어진 해였다면,

올해는 아웃풋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인풋을 할 때에는 아웃풋이 잘 안되었고,

아웃풋을 할 때에는 인풋이 잘 안된다.


지금은 내가 꿈을 꾸고 있는 자체가 행복하다.

그런데 내가 꾸는 꿈을 쉽게 이루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내가 뒤쳐지는 것 같다.


나는 내 책을 꼭 내야 할 당위성이란 것은 없다.

그냥 내 책을 내고 싶다는 막연한 꿈만 있을 뿐이다.


세상에 알려야 할 억울함이 있다거나,

정말 좋은 소식이 있어 그것을 함께 공유하고 싶은것도 없다.


단지 취미로 쓰는 글,

언젠가는 한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그런데 그 한권의 책이 되려면

구성이 잘 되어야 한다.

교정,편집 등 구성적인 측면에서 한권의 책이 되어야 하고,

그 책은 사회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내용이어야 책이 팔릴것이다.


하지만, 나는

책을 내기 위해 글을 쓰고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나는 단지 글쓰기가 좋아서 글을 쓰고 있는 것 같다.


닭이 먼저 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글쓰기가 좋으면 글쓰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

책 욕심은 왜 내고 있는지 나도 나 자신을 잘 모르겠다.


책?

낼 수 있으면 내면 된다.

원고를 작성해서 자비만 있으면 책을 내면 된다.

근데 나는 그럴 돈이 없다. 그럴 여유가 없다.

나는 빚이 있는 상태며, 책을 내더라도 내 돈으로 책을 낼 만한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


원고가 괜찮아서 대형출판사에 발탁이 되어 출판사의 투자를 받고 책을 낼 수 있다면 모를까.

그렇게 되려면 원고가 너무 괜찮아야 된다.

대형출판사에서 투자를 하고도 회수가 되고 남을 만큼 인지도가 좋은 내용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나는 그걸 노리고 인지도가 좋은 내용의 글을 쓰려고는 하지 않는다.


난 선비처럼 내 마음 가는대로

유유히 떠가는 구름처럼 글을 쓰고 있다.


누군가를 위한 글을 써볼까?

이슈를 만들어 볼까?


아니,

그건 나의 방식이 아니야.

난 내가 그날 그날 쓰고 싶은 걸 쓸거야.


매일 겪는 혼란이다.


상처받지 않고 오래도록 글을 쓰고 싶다.

그렇다고 베스트셀러가 된다고 해서 한방부루스로 떴다가 상처받게 될거란 이야기도 아니다.

그렇지만 내 원고가 좋아서 원고를 사고싶다는 출판사가 나타나면 날뛰듯 기쁠 것 같다.

근데 나는 어떤 주제든

다 늘어놓고 쓰고 있다.


이래서 언제 그 주제의 글을 완성할 수 있겠는가.


그냥 나는 내 주제에 맞게 글이나 쓰련다.


책을 내서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지만,

책을 내서 크게 성공하게 되면 기쁘기도 하겠지만 그게 나의 초심을 망쳐놓을까 겁이 난다.

잘팔리면 돈도 벌고 빚도 갚을 수 있겠지만,

책을 팔아서 돈을 벌려고 하다가 내 꿈이 변색될까 겁이 난다.

그래도 내 원고가 훌륭해서 사고싶다는 러브콜은 받고 싶다.


책을 내고 나면 나는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2022.06.09

브런치작가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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