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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 Jeonggeul Jun 18. 2022

세상에! 나의아들이 국제학교를 졸업하다니.(1)

호치민에서의 일상

작년 여름.

남편으로부터 베트남으로 들어오라는 호출을 받았다.


시댁에 얹혀살며 시부모님과 편하다 생각하면 한없이 편했고, 또 불편하다 생각하면 한 없이 불편했던 시절.

남편이 한국에 들어올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우리만의 울타리, 우리들만의 보금자리에서 살 날.

언제가 될지는 모르는 그 날을 하염없이 그리며,




그러던 어느날,

남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내 내년 설에도 코로나때문에 못드가지 싶다. 한국드가면 2주정도밖에 못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격리도 해야되고 또 대구회사로 출퇴근해야되는데 포항에서 우예 맨날 그 짓을 하노? 느그가 들어온나."



'느그가 들어온나?'


니가가라 하와이가 생각나는건 왜일까,

그래

오라그럼 오고,

가라그럼 가는데

들어오라 그래서 못 갈건 없다만. 그게 장난인가?


들어가면 얼마나 있으라고?

설날에만 들어오라고?

우리는 격리안하나?

방학때만 있으라고?

아님 아예 들어와 살라고?


느그가 들어온나 라는 말에 오만가지 생각을 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지?


다시전화를 걸었다.

"들어오라는게 무슨뜻인데? 방학동안 놀다가라는거가 아님 들어와 살라는거가?"


"들어와서 살라고!"


"어? 그럼 애학교며 집은?"


"당연히 알아봐야지.들어올거가 말거가.!"


"당연히 들어가야지!"




근데 내가 베트남에?

가족들 다 놔두고 베트남에?

내가 이민을 간다고?

내가?


순간, 머릿속이 복잡했다.

제일 먼저 떠오르는생각은 시댁으로부터의 해방이 좋았으나,

엄마,아빠를 못본다는게 걱정이었다.

게다가 낯선환경에서 적응을 할 수있을지와, 낯선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야하는게 큰 걱정이었다.


미국으로 먼저 건너간 친구가 말했다.

"집안에 대소사 안챙겨도 되서 편하고, 무엇보다 가족끼리 좋은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그라고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지 다 똑같다. "


그래서 결정한 베트남행.


제일 큰 문제는 아이학교였다.

어느 곳을 들어가야하나, 고민하던 어느 날 


호치민에 한국학교가 있다는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급한마음에 호치민한국학교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전학관련절차를 알아보니 제출해야 하는서류가 엄청나게 많았다.

하나하나 살펴보니 다 준비할만한 서류들이었는데 그 중 낯선서류하나가 있었다.

그건 바로

 재외국민등록증 .


재외국민등록증은 베트남에 입국하고 난 뒤 발급이 되는서류였다.

베트남에 미리 들어가서 살다가 그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는 지경이었다.

아직 집도 안 구했는데?


뭐부터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니,

베트남유학관련 업체정보가 떴다.


나는 생각도 안하고무작정 이 곳에 전화를 하고 급한마음에 이것저것을 막 물어봤다.


나긋나긋하면서 똑소리나게 친절한 상담사.


"한국학교는 총 두곳인데.

한곳은 우리나라 교육과정이 같은 학교, 한곳은 사립이에요.

 사립은 영어로 60프로 이상 수업을 하기때문에 영어준비를 많이해야하고요?

우리교육과정과 같은학교는 학비도 정부에서 50프로 지원해주고 한국어로 수업을 해요.

그런데 문제는 학교가 정원이 정해져있어요.

그리고 충원을 하는 개념이라 전학으로 자리가 비워지지 않으면 그 학년은 아예 학생을 받지 않아요. 자리가 없어서 떨어졌을 때를 대비해서 재빨리 다른학교로 입학해야 해요.

다른학교 들어갈 곳도 알아봐야 하는거죠.

해마다 몇학년이 언제 비워질지는 아무도 몰라요.

공고가 나야 아는거죠.

여기 못들어간 애들이  학기를 채우려구 다른국제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다른학교를 보내면서 계속 서류를 집어 넣는거죠. 

안그럼 아이가 1년을 그냥 보내게 되거든요. "


뭐?

한국학교들어가는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충격이었다..



[ㅡ다음편에서 계속ㅡ]




2022.06.18

브런치작가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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