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글 Jeonggeul Jun 30. 2022

호치민에서의 일상. (다음메인등극)

일주일 돌아보기

호치민 7군, 푸미흥이라는 한인촌에서 가장 집값이 비싸기도 한 곳.

이 마을로 맛집 탐방을 떠났다.

아는 언니와 함께...

거리가 깨끗하다.

관리비가 어마어마하게 나가는 가보다.

그곳에서 찾은 태국 음식 전문점

CHANG

들어가니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게 맞이해준다.

역시 부르주아 동네.

에어컨 바람이 있고 없고에 따라 알게 되는

빈부격차..


베트남 말을 쓰시는 아주머니들이 모여있었다.

오늘은 곗날인가 보다.

드디어 나온 첫 번째 요리.

파인애플 그릇에 담긴 볶음밥.

밥이 노란 빛깔이지만 아무 맛도 나지 않은 것을 보면, 파인애플을 연상해서 노란 빛깔이 나는 치자가루를 넣어 밥을 지었는 것 같다.

고소한 맛이 좋았다. 양은 좀 아쉬웠지만 말이다.

싱거우면 옆에 곁들인 맛간장을 찍어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돼지고기 꼬치구이.

몇 점 되지 않았지만, 그 맛이 정말 좋았다.

훈제향이  살짝 나면서, 간도 딱 맞았다.

꼬치구이를 좋아하는데,

너무너무 아쉬웠다.

많이 못 먹어서..

밥반찬으로 먹었다.

새우가 꽃잎처럼 데코 된 카레.

커리향이 강하지 않고 부드러웠다.

코코넛 밀크 덕분일까.

이것도 밥반찬으로 좋았다.

태국 음식이 모두 느끼하지 않고 입맛에 맞아 좋았다.

역시 아는 언니의 맛집 탐방은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신 맛을 좋아하는 나.

금귤 스무디라고 해서 시켰는데,

일명 깔라만시 스무디다.

음식을 먹고 입안을 개운하게 마무리하기에 좋은 음료였다.

금귤로 장식한 스무디.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를 읽으면 알 수 있듯,

이곳은 술집이다.

부부동반 모임.


한인촌에는 고깃집이 많다. 보통 술집으로 찾는 곳도 고깃집이 많은데,

여기는 조개구이집이다.

우리만의 낭만이 있는 아지트다.


엠 어이가 구워주는 조개~

엠은 동생.

어이는 ~야.라고 부를 때.

그래서 엠 어이라고 하면

저기, 여기요.처럼 나이 많은 사람이 어린 사람을 부를 때 쓰는 말이다.

보통 우리는 식당이나 서비스를 제공받을 때, 엠 어이를 주로 부른다.

아들이 이 누나를 엠 어이라고 부르면 우리는 혼을 낸다.

싱싱한 조개들이 지글지글 불판 위에서 각자의 육수를 뱉어내며 익어간다.

해물 향이 지금도 나는 것 같다.

이건 내가 좋아하는 해물찜.

바닥에 깔린 육수 맛이 끝내준다.

조개구이는 조개 자체가 맛이 있고,

해물찜은 육수가 맛있다.

껍질을 깐 새우와, 조개 그리고 청경채 하나를 집어 고추냉이 간장에 푹 찍어먹으면 바다가 한입에 시원하게 들어온다.

투철히 먹고 남은 나머지들.

남김없이 다 먹어버렸다.

화룡점정은 바로 이거다.

조개 육수로 끓인 칼국수.

육수를 다 먹어버린 면을 호로록하고 먹으면 이때까지 먹은 음식들이 뜨끈한 국물과 함께 시원하게 내려간다.

얼큰하고 시원한 이 칼국수를 먹으러

나는 이 집을 간다.

여기는 2차로 간 로컬 술집의 안주다.

나는 술을 못 먹는 관계로 얼음이 담긴 컵에 세븐업을 따라 이 빵게를 쪽쪽 쩝쩝 먹었다.

한국의 게들은 왜 이렇게 실하지 않을까.

이 빵게를 반으로 자르니, 꽉 찬 알과 살을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게 한 마리 먹고 배부른 건 처음이었다.

또 먹고 싶다.

너무 맛있었다.

특히 알이...

다음 날,

아들과 서류를 뗄 일이 있어, 택시를 타고 8000원 거리에 있는 호찌민 대한민국 총영사관에 들렀다가 그 근처에 있는 맛집을 향했다.

미국식 레스토랑이었고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영업하는 곳이다.

딱 봐도 맥주 안주지만, 안주가 식사도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곳이다.


이건 시저 샐러드.

치즈가루가 듬뿍 묻어있고, 고소한 빵조각과 쫄깃한 베이컨이 무맛의 채소를 맛있는 요리로 만들었다.

채소는 베트남에서 보기 힘든 채소지만, 향이 강하지 않고 맛이 고소하니 샐러드로 먹기에 좋은 채소였다.

이름하야 크램차우더.

촉촉한 빵 위에 크림수프가 듬뿍 올라가 있다.

그냥 고소하다.

한 입 먹으면 말을 잊는다.

음~~ 하면서 몇 숟갈 떠먹고 나면 없다.

너무 맛있다.

아무래도 이 집 생각하면 이 요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식당 이름을 딴 클래식 버거.

역시 햄버거의 나라답게, 햄버거는 햄버거 대로, 감자튀김은 감자튀김대로 다 맛있었다.

특히 감자튀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시켜먹던 뜨겁지만 늘 눅눅했던 그 감자튀김은 감자튀김이 아니었음을..

바로 먹는 맛이 이런 맛이구나.

감자튀김이 이렇게 뜨거우면서도 바삭하고 촉촉할 수 있구나. 를 알게 되었다.

아들은 이 집 감자튀김을 정말 사랑하게 되었다.

나는 그래도 햄버거가 좋다.

굵은 패티, 커팅을 하면 나오는 육즙의 향연이 그동안 먹은 음식들의 맛을 모두 갱신해버린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났더니, 어딘가에 불이 났나 보다.

온 동네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밖을 내다보니 소방차가 와서 앞동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우리 아파트 커뮤니티에서도 난리가 났다.

무슨 일이냐고.

소방훈련이었단다..ㅡㅡ

다행이다.

산책을 하며 집 주변을 배회해봤다.

한국과 별다른 느낌이 없는 건 내 기분 탓일까.

파아란 하늘에 하얀 구름, 그리고 야자수가 이곳은 한국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몇 없는 꽃.

난 보라색이 참 좋았더랬다.

근데 요즘엔 싫어했던 노란색이 좋아지고 있다.

나이 들고 있다는 증거인가 보다.

주말 오후에 찾은 집 앞 복합쇼핑몰 5층에 있는 식당가.

베트남 로컬 음식이다.

이름을 까먹었다.ㅡㅡ

샤부샤부 같은 형태의 음식이다.

향이 강한 VIETMESE 한 나물들.

팽이버섯 소고기 말이도 육수에 담갔다가 건져 먹을 수 있다.

육수는 약간 태국의 똠 양 꿍 같은 맛이다.

태국에 신혼여행을 갔을 때 처음 먹어본 똠 양 꿍.

한국의 된장과 비슷한 음식이라고 해서 정말 된장 맛이 날 줄 알았는데,

정말 색다른 맛이 나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몇 입 못 먹고 다 남기고 나왔는데.

태국과 베트남은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고 또 기후가 비슷하다 보니, 음식의 맛도 비슷한지

쌀국수 베이스가 똠 양 꿍처럼 시큼하면서 단짠 해서 그 맛에 길들여졌는지, 이 날 육수를 맛있게 먹었다.

신기한 포트.

주말 오후라 사람들이 제법 있다. 좋겠다. 나는 이방인인데...

다음 날 아침, 산책을 나섰는데.

햇볕이 작렬했다.

내  눈으로는 직접 못 보고, 카메라 눈으로 햇볕을 보게 했더니 이런 사진이 찍혔다.

사진으로만 봐도 눈이 부시다.

저 앞에 유유히 걸어가는 집사와 반려견.

그리고 여유로운 산책로...

개나리처럼 생겼지만 개나리라 부르지 않는 꽃.

얼마 되지 않는 꽃이 아파트 정원에 피어있어 찍어보았다.


아들과 함께 파리바게뜨에 들러 내가 좋아하는 깔라만시 소다를 또 시켜먹었다.

난 달달하기만 한 것보다 신맛이 들어간 게 훨씬 좋다.

신맛도 달달 한 건 싫고, 오로지 신맛만 있는 게 좋다.

신맛에 달달하기까지 하려면 설탕이 무지막지하게 들어갈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순수한 신맛이 좋다.

쌔콤해서 양 눈을 질끈 감고 입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침을 삼키는 그 느낌을 즐긴다.

아들은 망고 스무디. 깔라만시 소다가 훨씬 더 맛있었다.

주차장에 덩굴처럼 핀 꽃,

이름 모를 꽃이 아주 탐스럽게 생겼다.

해바라기 과인지,

햇볕을 향해 고개를 위로 들고 있었다.

매일 도장 찍게 되는 호찌민 대한민국 총영사관.

여권을 지참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대기하는 곳이 약간 병원 같아서 처음엔 좀 놀랐지만,

계속 가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졌다.

호찌민에 사는 한국사람들이 찾는 주민센터 같은 곳이 바로 이곳이다.

오전과 오후의 업무는 다르고,

오전, 오후 늘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방학을 한 아들과 함께 다니며 요즘 식도락기행을 하고 있다.

영사관을 들른 후에 집으로 오는 길.

집 앞 복합쇼핑몰 2층에 위치한 일식집에 들러서 가락국수와 덮밥을 시켰다.

가락국수의 양이 작지만, 맛은 기가 막히다.

정통 일식요리라 그런지 다르다.

고명도 푸짐하다.

면은 아들이 다 먹고, 고명은 내가 건져먹었다.

내가 시켜먹은 것. 돈카츠는 아들 다 주고, 나는 밑에 깔린 밥과 김치만 먹었다.


모자랄까 봐 시킨 새우초밥.

아들은 초밥 중에 유일하게 새우초밥밖에 안 먹는데,

새우 머리가 달려있어서 이 초밥은 패스시켜버렸다.

덕분에 내가 다 먹게 되었는데,

새우가 달았다.

이런 새우도 있었나?..

한인촌을 벗어난 베트남의 거리.

차 안에서 찍은 사진이다.

오토바이의 나라 베트남.

오늘은 호찌민이라는 도시 말고 호찌민이라는 인물이 궁금해져서 네이버로 검색하며 들어왔다.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 느끼면서도

이색적인 색채가 느껴지는 건 내가 지금까지 자라고 살아온 40년의 세월의 흔적이 남았기에

어쩔 수 없나 보다.


나는 지난 주도 잘 살았다.

이번 주도 잘 살아볼 것이다.

말은 안 통하고 낯선 곳이 더 많긴 하지만,

살다 보면 나도 언젠간 익숙해지겠지...


즐거운 하루하루가 되기를 바라면서...




2022.06.30

브런치작가  정글

매거진의 이전글 호치민 일주일 돌아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