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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 Jeonggeul Jun 15. 2022

호치민 일주일 돌아보기.

6월  셋째주

덥고 나가기 힘들었던 날 저녁.

집에서 피자를 시켜먹었다.

베트남 현지 피자집.


https://g.co/kgs/G92iUZ



현지 피자집이어서 내가 아는 맛을 시켰다.

혹시나 내 입맛에 맞지 않을까봐 말이다.

슈퍼슈프림.

피자 하면 가장 기본적인 메뉴 아닐까..


저 라지사이즈 한판을 아들이랑 둘이서 다 먹어버렸다.


고소한 우유냄새가 가득한 치즈가 듬뿍 .

그렇게 짜지도 않아서 괜찮았다.

베트남에서 한국요리를 시키면 좀 짜게 나오는 음식들이 많다.


하지만 이 집은 덜 짜서 통과~!

남편이 이 피자 먹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다.

둘이서 앉은자리 그대로 한 판을 다 먹었다는 소리에 먹고 싶다며 군침을 흘렸기 때문이다.


밥 하기 싫은 날 저녁, 이 피자 한 번 더 시켜 먹기로 했는데 너무 배 부르게 먹는 바람에

한동안은 시키게 되지 않을 것 같다..

후식으로 먹은 방울토마토.

난 고기를 먹어도, 밥을 먹어도 늘 채소쌈을 먹던지, 채소반찬이 있어야 한다.

피자와 함께 온 오이피클이 부족해서 아삭한 방울토마토를 이만큼이나 씻어먹었다.

이 곳 방울토마토는 짭짤하고 달다. 토마토의 맛이 아주 풍부하다.



남편과 함께 찾은 분보집.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집 중에서 제일 맛있는 집이다.

호치민 집으로 살러 들어와서 가장 먼저 들른 로컬음식점.

https://g.co/kgs/2zE8dp



남편이 시킨 스페샬쌀국수 라는데,

면은 분보집 면 그대로 사용했고,

스페샬이라서 그런지 고기가 큰 덩이 통째로 들어가있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남편은

'고기가 머 이래 크노?'

그러면서 한 입 베어물고는

그만 먹었다.

한국인한테는 나물로 숙주를 많이 준다.

베트남인들에게는 나물로 고수와 샤프란을 많이 주는 것 같았다.


내가 시킨 분보.

고기가 얇게 저며 나와서 한입에 넣으면 얇은 소고기가 사르르 녹는다.

고기를 많이 먹지 못한 남편에게 고기를 한 조각만 먹고 다 양보했다.

 

이 집은 땀 흘리고 먹는 국물맛이 끝내준다.


호치민에서 먹어본 쌀국수 요리집 중에서 이집 국물이 내 입맛에 제일 잘 맞는 듯 하다.



호치민에서 나보다 4년 먼저 들어와 살고 있는 아는 언니.

언니와 함께 맛있는 집을 찾았다.

언니를 만나면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다.

내가 둘째를 낳고 나면 나오지도 못한다고, 지금 실컷 돌아다니라고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나를 만나서 데리고 가준다.

어떤 집인지 모르고 무작정 언니를 따라갔다.

언니는 수제마카롱을 만들어 행사가 잡힌 곳이나 개인들에게 주문을 받아 판매를 한다.

손재주도 좋고, 미적감각이 탁월하다.


맛집도 기가막히게 잘 안다.

언니를 따라다니면서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https://g.co/kgs/ksVKpx




아파트에 딸린 상가다. 이 집이 원래는 더 번화가에 있었다고 한다.

이 곳으로 옮긴 이유는 월세가 너무 비싸서..

호치민의 한인촌이 밀집된 상가의 땅값은 상상을 초월한다.

평균1000을 넘긴다고.


그러나 이 집은 맛이 있어서 장사가 잘 될 것 같다.


어쩐지,, 중국집 요리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사진으로 다시 보니 chinese 라고 적혀있었다.

우리가 시킨 메뉴 3가지.


실물이 나왔다.

쌀국수인데, 우리나라 잔치국수 같은 비쥬얼이었다.

국물에는 기름기가 전혀 없이 깔끔하며 담백했고, 끝에 감칠맛이 났다.

오징어와 새우 그리고 통통한 생선살이 들어가 있었는데, 생선이 얼마나 통통했으면 오징어 같아서 오징어인줄 알고 먹었다가 부드럽게 부스러지는 식감에 생선인줄 알았다.


채소는 향이 강하지 않은 잎채소였는데, 살짝 우리나라 열무 향이 나는 듯 해서 거부감없이 먹을 수 있었다.

이 국수만 먹어서는 배가 하나도 차지 않았다.

맛은 좋았지만 말이다.

새우와 완자, 면과 채소를 균등한 비율로 작은 접시에 먹을만큼 덜어서 먹는다.

이게 더 감질나는 거 같다.

볶음밥이 너무 맛있었다.

불향? 이 가득해서 풍미가 끝내줬다. 진짜 중국집 볶음밥 맛이 생각났지만, 그거 보다 기름이 적고, 불향이 강해서 참 맛있게 먹었다. 양배추 장아찌도 새콤달콤하니 볶음밥과 궁합이 맞는다. 맛이 살짝 싱거운 듯 해서 옆에 나온 새우,돼지고기 볶음 요리를 반찬으로 먹었다.

이건 술안주로 하기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남편이 좋아하는 베트남 타이거 맥주와 어울리는 맛.

하지만, 밥 반찬으로도 손색이 없다.

볶음밥의 맛을 한층 더 깊게 끌어올려줬다.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아침을 굶은 브런치여서 그랬는지 누가누가 빨리 먹나 내기하듯이 먹었다.

아마, 내가 너무 빨리 먹어서 언니도 날 따라 급하게 먹은 것 같았다.

https://g.co/kgs/mx5Hav





난 이 곳이 그렇게 잘 알려진 곳인줄은 몰랐다.

한국에서 스타벅스가 있다면 베트남에는 콩카페가 있단다.

전국체인점인 콩카페는 커피값이 베트남물가에 맞추어져 있지만, 그 맛은 스타벅스를 능가한다.

이건 내 생각이다. 호불호가 있으니..

코코넛커피.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커피보다 코코넛스무디가 훨씬 많았던 커피.

나와 함께 먹으려고 언니가 시켰다는데, 코코넛스무디를 스푼으로 다 떠먹고 나니, 커피는 얼마 남지 않았다.

커피를 못먹는 날 위한 언니의 배려.

그 덕분에 나는 코코넛스무디에 묻은 커피향을 맡으며 생애 최고의 맛있는 코코넛스무디를 먹을 수 있었다.

사실 코코넛스무디도 처음 먹어보는데, 맛이 좋았다.

다음엔 커피가 섞이지 않은 코코넛스무디만 한번 먹어보고 싶다.

그 향과 맛이 자꾸 코와 입에서 맴돈다.

내가 시킨 아이스요거트.

코코넛스무디를 먹다가 이걸 먹으니 맛이 너무 없었다.

절레절레~~

나는 코코넛스무디~~

호치민대한민국영사관에 볼일이 있어 택시를 탔는데, 간만에 나가보는 시내여행이라 차에서 사진을 찍었다.

기사님이 내가 뭘 하는지 힐끔힐끔 쳐다보셔서 신경쓰이게 한 것 같아 많이 찍지는 못했다.

넋놓고 차창밖을 쳐다봤다. 한인촌을 벗어나니 진짜 베트남의 모습이 낯설지만 보기 좋았다.

https://g.co/kgs/G2fKR2




영사관에서 업무를 보고 (행정업무를 보는 곳이라서, 각종 증명서를 모두 떼주는 곳이다.그치만 한국에서 몇 분이면 끝나는 증명서발급이 이 곳에서는 일주일이 걸린다.)

이 근처에 있는 맛있는 브런치 집을 갔다.

당연히 아는 언니와 함께.


엘보우 룸이라는 미국식레스토랑.

호프집  분위기다.

밖에서 봤을 땐 이 가게 유리가 까매서 밤에만 하는 곳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영업시간이 오전 8시 부터 밤 10시까지라고 적혀있었다. 게다가 우리를 반기는 welcome 이라는 팻말까지 문에 붙어 있어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실내는 이렇게 밝은 분위기다.

밖에선 실내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안에선 밖이 너무나 잘 보였다.


창가에 앉아있었지만, 햇볕이 강하게 들어오지 않아 좋았다.

그 곳에 자리를 잡고 메뉴를 시켰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던 건, 지나다니는 베트남 사람들의 분주한 걸음걸이들과 풍경들을 보느라.

시저샐러드.

배가 고파서인지 샐러드가 맛있기는 처음이다.

짭조롬하고 고소한 치즈가루가 듬뿍 묻어있고, 소스는 새콤하면서 고소했다.

크림소스가 듬뿍 얹어진 빵.

빵도 갓 구운것 처럼 구수한 향이 입안을 가득채우면서도 속은 폭신하고 겉은 쫄깃했다.

크림소스를 머금은 빵을 한입 먹으니 감탄사가 나왔다.

"음~~~~"


샐러드 한 접시 다 비우고, 빵도 다 비우니

마지막으로 나온 메인요리가 나왔다.

수제햄버거와 감자튀김.


한국에서도 수제햄버거를 즐겨 먹긴했었지만, 이렇게 맛있는 수제햄버거는 내 인생에 또 기록 갱신이다.

햄버거는 콜라지만,

나는 카페인을 먹지 못하므로

상큼하고 달콤한 사과쥬스를 시켰다.

사과 몇개를 통째로 갈은 듯 했다. 아무것도 들어간 게 없는 순수한 사과 고유의 맛이 느껴진다.

뜨겁지만 갓 튀겨서 바삭했던 감자튀김.

감자튀김이 패스트푸드에서 시켜먹던 것과 모든 것이 달랐다.

길이도 길고, 굵기도 굵고 심지어 그 맛은 바삭하면서 따뜻하고 기름에 눅지지 않은 그런 맛.


저 고기패티 굵기가 예술이다.

커팅해서 먹었는데, 빵이랑 채소는 다 녹아 없어지고 입안에는 두툼한 고기패티의 육즙맛과 육질이 가득했다.

비법이 뭘까.


역시 미국식이어서 그런지 값은 제법 비쌌다.

언니와 함께 다니면서 냈던 음식값중에 이 집에 지불했던 음식값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그랩 안에서 찍은 풍경들..

오토바이천국 베트남.

길거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베트남의 청년들.

나는 더워서 한입도 못 먹을 것 같았지만, 이 곳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더워도 익숙하니까 모두 맛있게 잘 먹었다.

전을 펴고 장사하는 할머니의 인상이 푸근했다.

꼭 손주들 밥 먹이는 할머니처럼 말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가 사는 아파트 풍경...


늘 멀리서 찾았다.

집 앞에도, 이렇게 예쁜 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꼭 멀리서 행복을 찾으려 했던 지난 날의 내게

꽃은

삶 속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말해주듯이 피어있었다.


건강하게 잘 보낸 한 주를 추억하며 또 새로이 다가오는 한 주를

활기차고 건강하게 잘 보내고 싶다...



2022.06.15

브런치작가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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