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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 Jeonggeul Aug 09. 2021

[책리뷰]헤세와 융

에세이


[헤세와 융]
작가: 미구엘 세라노
출판사: 북유럽출판사
발행일:2021년 6월 8일

 책은 저자 미구엘 세라노가 헤세와 융을 실제로 만나 나눈 이야기와 편지들 그리고 작가가 생각하는 헤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융 박사의 논문에 관한 본인의 생각 등을 적어놓은 책이다.

실제로 헤세는 융의 제자였던 요제프 베른하르트 랑(1881~1945)에게서 약 60여 회 심리치료를 받았고, 융을 만나기도 했다.

저자가 헤세와 융을 만났을 당시에는 헤세와 융, 모두 노년기에 접어들었을 때였다.
헤세를 만난 첫인상을 저자는 이렇게 적었다.

"1961 년 1월 22일 나는 몬타뇰라에 있는 헤세의 집을 방문해 “어떻게 제가 이런 행운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멀리서 온 제가 어떻게 선생님과 한 식탁에 앉게 되었을까요?”
경치에 시선을 돌리다가 헤세의 맑고 푸른 눈과 마주쳤다.

“우연한 일은 없습니다. 이곳에 오신 손님들은 꼭 만나야 할 사람들뿐입니다. 비밀클럽 회원들이지요.”

헤세의 맑은 영혼에 빨려 들어갈 듯한 힘이 느껴지는 말이다..

 데미안을 읽었을 때 싱클레어를 통해  헤세의 내면을 읽었던 것 같다.
저자 또한 데미안이라는 책을 통해 헤세를 만나면서 거리를 서너 시간 동안 걸으며 헤세에 대한 동경을 느꼈다고 다.
 아마 헤세의 고뇌가 여과 없이 드러난 데미안이라는 책에 저처럼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저자와 융은 1959년 2월 28일 오후 르카르노에 있는 에스플라나드 호텔의 큰 홀에서 만났다고 한다.
그는 융을 만나기 전 융의 저서
[자아와 무의식의 관계], [태을금화종지] 해설, [주역] 서문, [대 해탈에 대한 티베트의 책]의 논평을 읽었고,
그는 남극 여행 중에서도 융의 책에 정신이 빼앗겨 남극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놀라운 점은 그들의 작품과 명언이 아니라 그들이 실제로 말한 내용과 사적인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헤르만 헤세와 칼 구스타프 융의 놀라운 공통점은 인도라는 나라에 대한 관심과, 무아지경, 주역과 종교 등에도 남다른 관심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헤세와 융]이 책을 통해 그들이
자기 자신의 무의식을 찾고자 전 생애에 걸쳐 노력한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가 헤세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심리치료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노력하였다는 점, 그리고 노벨문학상이란 걸출한 옷을 걸치지 않고도 자신의 내면으로 더 가까이 가려는 한 길만 오직 걸었다는 점이 내 가슴 깊이 헤세에 대한 측은한 마음과 동시에 상반되는 존경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책을 읽고 많은 책을 내면서도 오로지 무의식 즉 우리의  본성은 우주의 섭리에 다가간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를 했다.
임종이 임박해서도 다른 이들의 고민에 진지하게 답장을 쓰는 일로 생을 마감한 그의 업적은 읽는 내내 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헤세와 융]은 기계문명의 발달로 무미건조해진 인간성에 허덕일 때 어떤 사회이든 인간의 존재 이유는 문명에 휘말리는 존재가 아니라 자아내면에 다가가 인간 스스로 무의식에 집중하고 인간다움을 진실하게 간직하는 것을 알려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3일 동안 정독했으며 앞으로도 몇 번이고 계속 읽고 싶은 책이다.


헤세와 융이 직접 적은 편지 내용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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