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육아일기

신의 선물.

D+7

by 햇살나무

다솜이는 태어나기전보다 태어나서 몸무게가 더 빠졌다.

나오지않는 나의 모유를 빠느라 힘든 다솜이가 살이 빠지는 것 같았다.

내 뱃뱃속에의 다솜이는 39주째인데도 몸무게가 3.5kg였으니 증가세로 보자면 지금은 약 4.1kg이 되어야 하지만, 지금은 도리어 조금 더 빠진 3.4kg이니 말이다..


입원시 황달수치가 조금높게 나와서 광선치료를 했더랬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그 기계에 들어가 24시간을 견뎌야했던 작고 소중한 다솜이가 불쌍해 눈물이 난다.

그런데, 안막에 좋지 않아서 눈가리개를 썼는데, 티비에서 썬텐기계를 사들여놓고 집에서 선텐을 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이 생각나는건 왜 였을까.

베트맨같은 안경을 쓰고 썬텐기계에 누워있다 울음을 그치지 못한 다솜이를 꺼내어 달래주는데 그 모습이 순간 너무 우스워 참다못해 푹!하고 웃어버렸다.

수술한 배가 땡겨와 우는지 웃는지 모를 소리를 끼억끼억 하며 냈더니 남편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한참을 한심하게 쳐다보더니 이윽고 한소리를 했다.


"니 딸래미다. 니 엄마 맞나? 그 와중에 이런게 웃기나?"

"...'



남편은 나와 예전부터 개그코드가 맞지않았다.

사실 고의가 아닌 실수로 슬랩스틱 코미디언같은 행동을 하는사람들을 보고 많이 웃었더랬다.

뛰다가 넘어지는 사람,

걷다가 발 삐끗하는 사람.

그런사람들을 보고 웃으면,


"니는 저런게 웃기나? 남의 불행이? 어떻게 그런걸로 웃을수가 있노? "


핀잔을 주는 바람에 허파에 들어갔던 공기가 순식간에 피슉~하고 꺼져가고 있는데 회심의 한마디가 마지막으로 비수에 꽂힌다.


"니 자전거 타다가 넘어져서 병원 응급실 실려 갔을때 누가 니보고 웃으면 니는 기분좋겠나?"


그러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것 같다.


아니, 당해봐서 아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시댁에 살때 자전거를 타다가 길 가쪽으로 핸들이 꺾여 고꾸라지면서 자전거와 함께 원래 궤도인양 그대로 수직하향 질주하여 밭두렁으로 쳐박힌적이 있었다.

그 길로 자전거는 두번다시 타지 않는다.


어쨌든, 모유가 부족하여 빨아내도 나오지않는 어미의 선물이 딸아이에게 큰 만족을 주지 못하는것이 요즘의 고민이다. 황달수치가 떨어졌는지 확인하려고 찾아간 병원 소아과 의사선생님은 그럼에도 모유를 먹이라고 하신다.

내가 안나오는 모유 빨다가 스트레스 받는거 아니냐고 하니까,

"울어서 힘듦에도 그래도 안먹는거 보다 먹이는게 나아요."


그래서 하루종일 3시간마다 한번씩 유축하며 짜낸 모유 양이 20이 조금 넘는다. 20ml는 눈금표시도 없다. 표현하자면 음료를 다 마시고 남은 양이 바닥에 고여 찰랑거리는 그 정도의 양이니까..


그럼에도 나는 계속 모유를 짜내고 먹일것이다.


뱃 속에서는 다솜이와 내가 탯줄로 연결이 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내 몸에서 나오는 모유로 다솜이를 튼튼히 자라게 해주고 싶다.


그동안 나오지 않던 젖이 아이가 세상밖으로 나오자 어떻게 나오는 걸까..



모유는 그야말로 신의 축복인 것이다.



2022.10.14

브런치작가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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