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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 Jeonggeul Apr 26. 2023

인생 후반전을 시작하고 싶다면 이 책.

걱정많고, 기뻐해야 할때 죄책감을 안고 있다면.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현재부터 과거까지 역추적하듯 나를 바라본다.

그러다 엄마는 어떤 존재인지를 묻는 질문에서 대답이 막혔다.



엄마에 대한 답이 아리송해서 상담은 한 주 연장이 되었다.

선생님은 양가적인 감정이 존재하는데 이걸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정리해서 다음 주에 다시 오라고 했다.





엄마는 어떤 사람 일까.








엄마를 삼자입장에서 보려고 노력해봤다.


엄마는 외롭고 고독했을 것이다.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자식을 친구 삼아 부모 삼아 의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자식인 나는 엄마의 그런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보이는 대로 생각했다.


늘 맛있는 밥상,

가만있어도 준비되는 책가방, 옷, 신발, 준비물

모든 숙제, 모든 결정을 다 해주니까

 두 발 꼼짝하지 않아도

모든 게 다 당연한 듯 나타났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자립을 시키려는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엄마에게서 갑작스러운 배신감 같은 걸 느꼈다.


'나에 대한 마음이 변했다.'

'내가 귀찮아졌나 보다.'

'자기 인생과 돈이 중요한가 보다.'



 









아들을 키우면서 많이 혼내고 있다.

엄마에게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들이 얄미웠다.

나는 그렇게 고생을 해서 엄마를 기쁘게 해 드렸는데.

엄마가 나를 좀 그렇게 키워주지라는 원망도 생겼다.

지금도 외할머니의 사랑을 고파하는 아들이 미워서


' 네 엄마는 이제 외할머니가 아니고 나다. 앞으로 내 말을 들어야 해.'

'외할머니는 니 인생을 살아주지 않는다. '...





화를 낼수록 가라앉지 않았다.



그 순간, 나는 아들이 숨을 참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내가 앓던 병을 물려받을까 겁이 났다.






나는 엄마에게서

'그동안 살아내느라 고생했다.',

 '고맙다,존재해 줘서' ,'그리고 미안했다 '라는 말을 듣고 싶고, '사랑한다'는 말도 아들보다 더 많이 듣고 싶다., 라는 이야기를 선생님께 했더랬다.


선생님은,

그런 말을 해달라고 말해본 적 있느냐고 했지만

나는 ' 말해봤자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선생님은 나 자신이 나 자신에게 그런 말을 하라고 했다.


'수고했다. 장하다. 멋지다. 미안하다.고맙다. 사랑한다.'

는 말을.






내 사업이 엉망이 되고 내 인생이 나락으로 갔을 때,

내게 드디어 병이 왔고

그 병은 남 탓을 해야만 극복이 되는 병이었다.

울고 또 울었다.

그렇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병이 무뎌져가던 어느 날,

7개월 접어든 딸을 안고 있는데 가슴이 따뜻해져 왔다.


딸은 너무 예쁘다.

예쁘기만 한 딸을 안고 있으니

딸을 안고 있었던 엄마에 대한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


'엄마도 지금 나처럼 고통 속에서 현실을 원망하면서도

예쁜 하나 바라보고 살았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고 나니, 엄마에 대한 연민이 생겼다.


엄마는 나를 무섭게만 대하던 오빠를 키운, 

오빠보다도 더 높은 곳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도 깨달았다.




7개월 된 딸아이를 안고 있으니,

한 없이 여리고 예쁘기만 한 딸에게 뭔들 못해주랴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또한 내게 아낌없이 베푼 것이었으리라.


자립할 수 있도록 혹독히 키운 것이 아니라,


너무 예쁘니까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사야 하는 것,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모두 다 대신해준 것이다.  


살기 싫었을 때에도 딸 때문에 억지로 살았을 것이다.

잘 보기 힘든 너무나 다정다감하신 엄마였던지라 순수한 모습이 오히려 주위사람들에게 무시와 조롱을 받게 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엄마는 오로지 나에게 물심양면으로 희생했고 사랑을 베푸는 낙으로 살았다. 



나는 그런 엄마를 오해하고 있었나 보다.

엄마도 나이가 들고 나도 자립해야 하는 나이인데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태에서 단절된 엄마의 관심과 사랑이 배신감처럼 느껴졌다. 받기만 해서 조금의 결핍도 참지 못한 것이다.

그때서야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우매한 인간이었는지..

아직도 나는 내가 받은 걸 베풀지 않고,

받기만 하는 어린아이 이고 싶은가보다.








이 책은 수치심을 드러내어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용기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국민학교 5학년시절, 실과시간에 사과 깎기와 연필 깎기 실습을 했었다. 내가 깎은 연필이 제일 못 깎은 예로 꼽혀서 반교실에 진열되어 있었다. 내가 집에서도 스스로 해 본 적이 없으니 내 손엔 힘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학교숙제조차 고스란히 엄마에게 갖다 줬고 내가 내 힘으로 제출한 과제물은 단 하나도 없었다.


학교에서 하는 실기라던지 시험을 치면 부족하게 나오기만 했기에 나는 늘 부끄러워했고 급기야 그것을 감추기 위해 나는 내게 분노라는 갑옷을 입고 살아내고 있었다.









상담선생님이 내게 엄마에 대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준 것은 은혜인가 보다.


엄마라는 존재를 제대로 깨달아야 할 때

이 책을 만났다.




엄마는 나를 온 마음을 통해 사랑했고,

나는 그저 공짜로 큰 것에 갖추지 못한 실력대신

분노라는 갑옷을 입고 수치심을 감추었다.



엄마는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묵묵히 지켜봐 주고 희생해 준 사람이었다. 깨닫지 못한 건 나였을 뿐..


앞으로 엄마에게서 받은 무한정의 사랑과 관심을 내 자식들에게 물려줘야 한다.

수치심을 감추고자 완벽주의로 치장했던 내 갑옷은  벗어던지고 현 순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야 한다.


엄마가 늘 해주시는 말이 있다.


"엄마는 첫째건 둘째건 누구를 대하건 대자대비해야 한단다."


그래,

대자대비하게, 온 마음을 다해 살자.



[책 속 발췌]



수치심은 우리가 차마 말하지 못할 때 힘을 얻는다. 그래서 수치심은 완벽주의자를 사랑한다. 완벽주의자들은 쉽게 입을 다물어버리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수치심을 인식하는 능력을 기른다면, 그래서 수치심이 들 때마다 그것을 알아차리고 말을 건다면 우리는 수치심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 수치심은 자기한테 이런저런 설명이 붙는 것을 싫어한다. 우리가 수치심에 관해 이야기하는 순간 수치심은 수그러들기 시작한다. 마치 그렘린들이 빛에 노출되기만 해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것처럼, 언어와 이야기는 수치심에 환한 빛을 비춰서 수치심을 제거한다.
-알라딘 eBook <마음 가면> (브레네 브라운 지음, 안진이 옮김) 중에서 p.84



취약성을 끌어안을 때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고 불확실성을 감내하며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일을 나약한 행동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알라딘 eBook <마음 가면> p.47 (브레네 브라운 지음, 안진이 옮김) 중에서


‘온 마음을 다함 wholeheartedness’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 이를 달성하는 방법은 수없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핵심은 바로 ‘취약해지기’와 ‘자아 존중하기’다.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더라도 감정을 드러내는 것, 지금의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마음 가면> p.44(브레네 브라운 지음, 안진이 옮김) 중에서



‘온 마음을 다하는 삶을 위한 열 가지 지침’을 정리했다.
1.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연연하지 말고, 진짜 나를 소중히 여길 것
2. 완벽주의를 버리고, 자신에게 조금 더 관대해질 것
3. 감정 마비와 무기력에서 벗어나 회복탄력성을 기를 것
4. 부족하다는 생각은 그만두고, 매일 감사하고 기뻐할 것
5. 불확실함을 받아들이고, 직관력과 믿음을 키울 것
6. 남과 비교하는 버릇을 버리고, 창의력을 기를 것           7. 진정한 나를 위한 일을 하고, 놀이와 휴식도 즐길 것
8. 고요한 명상의 시간을 마련해 만성적인 불안에서 해방될 것
9. 자신에 대한 의심과 지나간 일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의미 있는 일을 만들 것
10. 모든 걸 통제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웃음과 노래와 춤을 더 자주 즐길 것
-알라딘 eBook <마음 가면>p.19 (브레네 브라운 지음, 안진이 옮김) 중에서



작가의 강연을 유튜브로 올립니다.


https://youtu.be/iCvmsMzlF7o


 

2023.04.26

브런치작가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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