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2023.08.17 am04:57 in HOCHIMINH

by 햇살나무


모난 세모

각진 네모

어느 순간 꺾어야 하지만


뱅글뱅글

동그라미는

꺾이지 않는다


모난 세모

각진 네모

모나고 각지게

힘줘야 하지만


둥글둥글

동그라미는

힘 빼고도

잘 그려지네


유연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나는

동그라미를

얼마나

닮았나


모난 곳 없이

모난 곳 없이


둥글게

둥글게

튀어나오는 곳 없나

살피며 살아야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어릴 땐 세모가 좋았어요.

뾰족 솟은 모서리가 높고 웅장해 보였거든요.

스케치북 속엔 세모나라였어요.

세모머리를 한 공주와 세모머리를 한 왕자.

집도 세모, 성도 세모 온통 다 세모였지요.


학생 때는 글씨 쓰는 종이와 책상이며, 서랍이 네모 반듯해서 네모가 좋았어요.

틀에 맞게 글씨를 맞춰 쓰고 정리하는 서랍도 네모반듯하면 연필이 꽉 찼거든요.


지금은 동그라미가 좋습니다.

모서리가 없이 반들반들한 동그라미.

제 성격도 모난 데 없이 제 인생도 둥글게 둥글게 살아졌으면 좋겠네요.


이제부터는 제 마음을 둥글게 빚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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