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2023.10.30 am04:37 호치민에서 부치는 편지

by 햇살나무

오직 사랑만이_



외로운 한 소년

고개 숙이고
혼자서
걸어간다

한 시간
두 시간

같은 곳을
배회하며
하염없이
뚜벅뚜벅

소년이 궁금해
다가간다

바람에 날리는
보드라운 머릿결
창백한 환한 미소

그 앞에 서서
발을 멈추니

쌩긋 웃으며
내 눈을 마주 본다

그때였다

나는
불어오는 훈풍에 압도된다

이름 모를 이 느낌
정체 모를 이 기운

사랑 말곤 이 현상
명명할 수 없다

오직 사랑만이
소년에게 있었다
말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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