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일생을 고스란히 따라 사는 딸.
때로는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아도
결국은 엄마처럼 살고 있는 딸.
엄마와 함께 살 때
엄마를 아빠보다 더 지극히 사랑하고
엄마의 삶이 나로 인해 덜 힘들고즐거워지 길
매일 노력했던 딸.
엄마 삶의 무게를 함께 감당하고,
친구처럼 때로는 언니처럼 살고 싶었던 딸.
딸이 얼마나 엄마를 사랑하는지 엄마는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
그랬던 딸이
딸을 낳았다.
엄마가 딸에게 말한다.
"이제 드디어 너도 딸을 낳았구나!
나는 너로 인해 내 삶을 배려받았고,
네가 언제나 친구 같았고 또 언니 같기도 했단다. 너랑 함께 살았을 때 난 참 재밌게 지냈단다.
다음 생이 있다면 나는 너의 딸로 태어나고 싶구나.
사랑한단다 내 딸아.. "
딸은 엄마에게 마음을 들켜버려서 속이 상했다.
엄마는 세월에 나이를 내어주고 있다.
세찬 바람에 서 있기도 힘든 그 자리를 꿋꿋이 서서, 마르고 건조해지고 부스러져 가고 있다.
딸은 굽어도 버티며 웃는 엄마를 보며 오히려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이제는 딸을 낳은 엄마가 되어
자신의 딸을 지켜야 한다.
20년 전의 엄마와 나.
지금의 나와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