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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아래 Oct 14. 2023

나뭇잎이 나에게

가지 끝 무리 지어 달려 있는 나뭇잎일 때는 한 장 한 장 그 잎의 아름다움을 알 수 없었다.


봄, 여름 비바람 이겨내어 가을 자연의 색을 배불리 먹고 나서야 제 할 일 다 했다는 듯 그는 결국 중력 못 이겨 낙엽이 되고 말았다.


불어오는 바람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어도

유리보다 투명해 보이지도 않는 거미줄 한가닥에 매달려 지난밤사이 이슬 한 방울 겨우 버텨낸 그


아침 햇살에 금방 깬 듯 길 가던 나를 보고 반가운 듯 그의 수줍은 몸짓에 나의 시선이 멈춘다.




늘 당연했던 일상이, 어느 날 문득 소중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소중한 사람이 나를  떠나고서야

내가 사람들에게 잊히고 나서야


가을 아침,

한 장의 낙엽이 나에게 주는 가르침은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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