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일정이 없는 주말에는 도서관이야 말로 가장 좋은 안식의 공간입니다.
비 마저 추적추적 내리니 도서관은 나의 놀이터가 되기에 더 할 나위 없습니다.
주차장은 이미 만석인걸 보니
나 같은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주차 할 곳을 찾아 헤매다 보조주차장으로 들어설 때 갑자기 앞 차가 멈춰섰습니다. 그러자, 그 차를 바로 뒤에서 따르던 나도 멈췄고, 뒤 따르던 많은 차들도 줄줄이 멈췄습니다. '곧 움직이겠지' 하면서 기다리는데도 앞차는 꿈쩍도 안합니다. 순간 나도모르게 클락숀을 눌러 나의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순간 무섭기도 했습니다. 요즘 잘 못 빵빵거렸다가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 '괜히 눌렀나'하는 후회가 들려는 찰라에 앞차 운적석 문이 열리고, 나이지긋해 보이는 여성분이 내게로 와서 한마디 합니다.
"커브를 꺽어야 되는데, 너무 좁아서 못 돌리겠어요!"
그제야 무슨일인지 파악된 나는 차에서 내려 앞차로 가서 상황을 살펴봤다.
일단 여성분은 초보운전자가 분명하고, 게다사 새차를 뽑아 운전중이다. 초보에 SUV를 운전하다보니 회전반경에 대한 감이 없으신듯 했다.
"(웃으면서)어르신, 이 정도면 탱크도 지나 갈 수 있어요! 충분히 나갈 수 있으니 걱정마시고 다시 운전석에 앉아보세요"
"그럼 양쪽좀 잘 봐주세요!"
"걱정 마세요! 일단 핸들을 오른쪽으로 감으면서 천천히 차를 뒤로 빼세요!"
"네, 그런데 얼마나 감아요?"
"천천히 움직이면서 핸들도 아주 천천히요!"
"아고고... 괜찮은거죠?"
"안 닿아요..걱정마세요! 다시 핸들을 그대로 풀고 저를 향해서 그대로 천천히 직진입니다."
"자 이번에는 핸들을 살짝 왼쪽으로 천천히 돌리면서 오세요!"
"어머머, 나온다 나와. 아이고 됐네!"
"이제 됐어요!. 그대로 가서 넓은데에 주차하시면 됩니다!"
나도 그제야 안심하고 뒤에 줄줄이 멈춰있던 차들을 봤는데 운전자분들이 다 나와서 우리 상황을 지켜보면서 다 미소를 짓고 있었다. 빵빵거리거나 짜증 부리는 사람 한 명 없이 '에고, 어른신이 초보운전자라 운전이 서툰가보다'라는 눈빛으로 여유롭게 기다려 줬다.
처음에 그분이 맞닿뜨린 상황에서 그분은 얼마나 식겁했을까
뒤에서 차들은 밀려오는데 어찌해야될지는 모르니 본인도 뒷 따르던 차의 운전자들 답답하기는 매 한가지 였을 것이다. 되돌아보면 우리도 초보때는 누구나 그런 경험 한 번씩은 했을 것은 분명하다.
3초이상을 기다리는것도 힘들어 하는 요즘 시대에
3분 정도를 참고 기다려준 다른 운전자들이 넉넉한 마음에 흐믓한 도서관 에피소드가 하나 추가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