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전하는 함의는
성명 000 접수번호 0000 "불합격"
결과를 확인하고 나니 순간 살짝 기분이 상한다.
혹여나 1차 예선은 통과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과욕이었나 싶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계획대로 '00 문학상'에 도전을 해봤다. 물론 합격할 수준이 안 되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연습 삼아, 오롯이 내 글의 수준을 알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과를 확인한 후 즉시 응모작을 AI에게 물어봤다.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그 똑똑하고 현명한 녀석은 얄밉게도 불과 몇 초 만에 아주 간단명료한 답을 했다.
"문학상인 점을 고려한다면 문학적 요소가 부족함"
"문학적이기보다는 사실을 나열한 보고서 같은 느낌"
"너무 흔한 주제 선정"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 부족"
"각 문단과 문단의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함"
그의 냉정한 분석을 보고 난 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글쓰기에 더 정진하자"
"좀 더 진심을 담자"
"그래도 포기하지는 말자"
그리고,
"겸손" 하자
그렇게 '불합격'이라는 외부자극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쓸 때도, 일을 할 때도 항상 '겸손'을 잊지 말아야겠다. 한 가지 더 바라는 것은 조급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으니 더 많이 읽고, 쓰고, 생각하는 태도가 몸에 완전히 체화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야겠다는 것이다.
그래도 응모작을 쓰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과 노력은 나에게는 큰 자산이 되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 모든 것으로써 묵은 기분은 훨훨 털어 버리고 다시 키보드를 가볍게 두드리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