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같은 인간 VS 쓰레기 보다 못한 인간
어쩌면 쓰레기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부터 해야 할 것 같다.
살다 보면 어떤 일이 있을 때 '이런 쓰레기 같은 00이 있나'와 같은 말을 아무 의식 없이 할 때가 있다.
더 이상 쓸모없게 되어 버려지는 물질을 우리는 쓰레기라고 부른다. 다분히 인간 중심적 관점이다. 쓰레기는 인간을 위해 만들어져 사용되다 결국 버려진 것이다. 비록 그 본래 용도를 다 했기에 쓸모없을지 모르지만 잘만 모으면 자원으로서 업싸이클 또는 리사이클해서 재활용이라도 할 수 있으니 쓰레기는 말 그대로 쓰레기가 아닐 수 있다.
실제로 2023년 말 스페인 세비야에 있는 한 기업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 들어서자마다 코를 찌르는 냄새가 속을 뒤집어 놓았다. 역겨운 냄새를 참고 둘러본 그 기업은 유럽 각지에서 수집된 폐플라스틱, 비닐, 스티로폼을 열분해 하여 다양한 재생유(나프타, 디젤/가솔린 등)를 생산하는 곳이었다.
그때의 경험으로 쓰레기는 그냥 쓰레기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쉽게 구입해서 쓰다가 편하게 버려버리면 그냥 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그 모든 것의 시작과 끝, 그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이 있다.
그러니, 살다가 힘들 때나 아니면 짜증 날 때 '이런 쓰레기 같은 00'과 같은 한탄은 신중해야 한다. 듣는 쓰레기가 기분 나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세상에는 쓰레기 보다 못한 인간 족속(族屬)들이 너무 많다.
타인을 수단으로 여기는 것들
배은망덕한 것들
권력만을 쫓아다니는 것들
타인의 업무성과를 가로채가는 것들
그런 것들을 흔히 '인간쓰레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표현은 때로는 앞에 설명했듯이 쓰레기에 대한 모독이 될 수 있겠다 싶다. 쓰레기는 재활용이라도 할 수 있지만, 저런 인간들은 재생이 안되기에 쓰레기조차도 그런 류의 것들과 비교되는 것은 불쾌할 수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말할 때 신중 해야겠다.
'에라이 이 쓰레기 같은 인간아!'가 아니라 '에라이 이 쓰레기 보다 못한 인간아!'
[사진 : P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