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부모가 되어버렸다

by 바람아래

긴긴 추석 연휴 전 팀원들과 식사를 하던 자리에서 우리나라 화장(火葬) 문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날의 화두는 '내가 생을 마감할 때 나의 장례는 000였으면 좋겠다'였다. 추석을 앞두고 아주 자연스러운 주제였다. 직원들은 식사를 하는 동안 여러 의견들을 서로 나눴다.


'한 직원은 지금처럼 화장을 해서 납골당에.. 또 다른 직원은 수목장을...' 등등

식사를 하는 동안 열띤 토론은 계속 이어졌다. 듣다 보니 전부 그 나름의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

한참을 듣던 나도 내 의견을 전했다.


"사실, 내가 아버님을 납골당에 모시고 보니, 명절 때 몇 시간을 달려가서 납골 앞에서 겨우 몇 분 서서. 기도 한번 하고 아무리 길게 있어도 10분도 안되다 보니.. 나는 나중에 해양장으로 하고 싶어요. 내가 바다를 많이 좋아하니까... 최근에 법도 개정돼서... 바다는 어디든 다 연결도 되어있고... 결국 자연으로 그대로 돌아가는 거니까요..."


내 얘기를 듣던 팀원 한 분이 이때다 싶었는지 말을 보탠다.


"저도 그렇지 않아도 해양장에 관심 많아서... 저도 우리 아이들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아들이 그러더군요!

'엄마는 왜 이렇게 이기적이야? 엄마가 가끔 보고 싶을 때. 우리는 어디로 가라고...'이 말을 듣고서 많이 놀랐어요. 그래서 생각을 바뀌기로 했어요. 그냥 내가 죽으면 아이들의 결정에 맡기기로..."


나도 그의 말을 듣고서 생각이 복잡해졌다.

나만 편한 방식으로 생각한 것은 아닌지, 너무 간단하게 생각한 것은 아닌지... 아니면 나도 팀원처럼 아이들의 결정에 맡겨야 할 것인가.


분명한 건 지금과 같은 방식의 납골당 또는 공원묘지 등에는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은 변함없다는 것이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축제 같은 이별을 위해서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는 질문에 즉답을 할 수 없었다.


물론 결국은 남은 가족들이 결정하겠지만 언젠가 다가올 그 순간을 위해 미리 가족들과 한 번쯤은 논해볼 만한 주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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