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감성
2026년 2월의 천리포는 여전히 차갑기만 했다.
통유리창 너머 겨울 바다가 낮게 울었고, 바람은 유리를 타고 조용히 스며들었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 오션뷰 카페에 처음 왔다는 여인의 얼굴에 왜 이제야 왔을까 하는 놀라움과 아쉬움이 교차할 때
그 노인 곁에 삶의 무게에 짓눌리고 피곤에 절어있는 중년의 사위들과 바다까지 와서 아무 감흥도 어떤 말도 없는 십 대의 아이들.
그들 옆에서 아랑곳하지 않고 어깨를 서로 기댄 채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는 연인들과 그 곁에 물끄러미 앉아 있는 반려견
커피보다 뷰가 맛있다는 카페를 운영하는 젊은 여인은 그 모든 풍경을 담담하게 지켜보고 있을 뿐.
그렇게 밀물처럼 들어와 오래 머물다 가는 사람의 마음과,
썰물처럼 잠시 왔다 바로 나가는 사람의 마음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기대 없이 왔다가 가슴에 추억을 가득 담아 떠나는 일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많이 닮아 있으니까요.
어쩌면 나를 불안하게 하는 건, 그해 겨울의 천리포는 다시는 없을 것 같다는 확신입니다.
이런 확신은 틀려도 좋으련만, 남는 건 가슴속 아쉬움뿐.
한 움큼, 작은 아쉬움의 조각이라도 어딘가에 남겨두어야 할 것입니다.
언젠가 이 날을 추억 삼아 다시 찾아올 날이 있을 테니까.
어쩌면 그날의 천리포도, 지금의 나를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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