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감성
좋은 것을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좋은 것을 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어지는 게 사람의 마음이라고 합니다.
멋진 풍광이든, 맛있는 음식이든,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은 결국 내가 제일 아끼는 사람일 것입니다. 가족이든, 연인이든, 친구든.
겨울이 물러나고 있는 요즘 같은 계절은 참 묘합니다.
봄이라고 하기엔 아직 춥고, 겨울이라기엔 어딘가 미적지근한 그 사이 어딘가.
봄 하면 으레 매화, 목련, 벚꽃을 떠올리게 되지만, 지금 가장 잘 어울리는 꽃은 사실 동백이 아닐까 싶습니다.
남쪽 지방에선 이미 한창일 동백이, 내가 사는 충청도에서는 이제 막 열기 시작한 모양입니다.
오늘 안면도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빨갛게 핀 동백을 사진에 담아 안산에 사는 동생과 대전에 사는 친구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동백은 아직 세상에 나오는 것이 많이 쑥스러운 모양입니다. 겨우 고개를 쭈삣 내밀려는 참에 바람까지 훼방을 놓으니, 굼뜨기 이를 데 없어 보입니다.
그 아쉬움을 조용히 내려놓으며, 대신 주위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해봅니다. 그들의 평안, 건강, 그리고 행복을 위해서.
오늘 동백을 보지 못한 미련은 딱 2주만 갖고 있기로 했습니다. 문득 최영미 시인의 시 구절이 떠오릅니다.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순간이듯"(선운사에서). 2주 뒤면 동백은 부끄러움을 떨치고 당당하게 붉게 차올라 있을 테니까요. 그 믿음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오늘의 안면도에 살며시 남겨두고 돌아갑니다.
오늘 안면도의 봄기운을 이 글을 읽어주신 브런치 작가님들께도 살며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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