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 큰(?) 거래를 했습니다.

보통의 감성

by 바람아래

직장에 동갑내기 친한 팀장이 있다. 살아가는 스타일은 완전히 다른데 지치거나 힘들 때 잠깐씩 만나 찬바람 맞으며 차 한 잔 마시며 넋두리를 늘어놓아도 잘 들어주는 동료가 있다.


오늘 오후 나른한 시간에 그에게 메신저로 메시지가 왔다.

"팀장님! 인트라넷에 직원들 대상으로 회사 슬로건 공개모집이 있네요. 팀장님 한번 해보시죠? 필력도 있으시니까"

"귀찮아, 뭐 그런 것까지 해. 바쁜데"

"나는 해보려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어요. 그런데 도통 진도가 안 나가요! 팀장님이 하면 잘할 것 같은데... 상금 30만 원이랍니다."

"뭐 30만 원? (1초 생각 후) 참나 내가 뭐 꼭 돈 때문에 하는 건 아닌데... 그래 그럼 나도 한번 해볼까?"

"그러면 헤~헤~, 팀장님 이름으로 먼저 하나 내시고, 내 이름으로 하나 더 내는 건 어때요? 어차피 1인 1 응모라서"

"뭐야? 내 고급 지식재산권을 그냥 꽁으로 먹어보시겠다 이거야?"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일단 되면 반땅 합시다."

"이거 순 날강도 아냐? 달랑 이름만 빌려주고 반땅? 안 해 안 해 아니 못 해"

"그럼 얼마면 되겠어요?"

"이름값으로 10%(3만 원), 야 이거면 앉아서 그냥 거저먹는 거네?"

"에이... 이 양반 요새 왜 이래. 그렇게 어려워요? ^^ 그럼 10만 원만 줘요"

"(2초 생각 후) 그럼 10만 원 받고 점심때 짬뽕까지 콜?"

"콜"

대화를 끝내자마자 내 이름으로 그리고 그의 이름으로 각각 다른 슬로건을 만들어 제출했다.

동료는 내가 브런치 활동을 하는 것을 알고 있다. 항상 나를 응원해주기도 하고 한때 그의 도움으로 TV와 일간지에도 나에 대한 기사가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던 그다.


물론 오후의 거래는 '재미'로 했지만 슬로건은 고민과 수정을 여러 번 반복해 간결하면서도 인상적인 슬로건을 만들어 제출했다. 결과적으로는 그에게 넘긴 슬로건이 더 완성도가 높긴 하지만. 그와의 동료애와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있기에 즐거운 거래를 했다.


가끔 전쟁 같은 직장생활 속에 이런 소소한 에피소드가 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된다. 짬뽕 한 그릇과 10만 원, 그리고 두 개의 슬로건. 결과야 어찌 됐든 오늘 거래는 꽤 즐거웠다. 이런 동료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남는 장사다.


[대문사진 : Chat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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