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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아래 Mar 10. 2023

금요일 그리고 브런치 작가와의 오찬

하루 정도는 여유로워도 괜찮아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걸어가면 15분 거리의 출근길을 차로 출퇴근을 한다. 그리고 특별히 행사나 출장이 없다면 금요일은 평소보다는 조금 늦게 집을 나서고, 블루투스 이어폰을 연결 해 음악을 들으며 봄기운 느끼면서 가벼운 뚜벅이  발걸음으로 출근을 한다.


오늘 아침은 완연한 봄날씨였다.

날씨도 그리 춥지 않고 오래간만에 멋좀 부린다고 가죽재킷을 입고 갔어도 전혀 춥지 않았다. 푸근한 날씨에 물안개가 온 동네를 감싸고 있었다. 평소 우리 동네 이 길에는 멋없이 덩그러니 서있던 아파트, 낙엽 떨어져 앙상한 나무,  그리고 신축 아파트 건설 현장의 심란함이 가득하다. 뭐 하나 정감 가는 경치가 없다.


때마침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은 'Harry Style의 As it was'. 평소 이 출근길에서 보이는 밋밋하고 건조한 풍광과 잘 어울릴 듯 제목처럼 As it was 하다.  하지만 오늘은 예외다.  평소 아침에는 멋이라고는 전혀 없던 그 아파트를 에워싼 하얀 아침안개, 그리고 그걸 비집고 나오는 태양이 멋스럽고 신비로운 풍광을 연출했다. 알맞은 날씨, 가벼운 발걸음 그리고 금요일 아침이 주는 여유로움에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더해, 오랜만에 느끼는 아침의 호사다.


이곳을 포함한 신도시들의 특징은, 하루가 다르게 도시가 변화되는데 이 지역은 다른 곳보다는 더디게 발전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매주 금요일마다 걸어서 출퇴근을 하다 보면 새롭게 건축되고 있는 건물들을 볼 수 있다.


일주일 단위로 새로운 건물이 몇 층까지 올라갔나 살펴보거나, 아니면 새롭게 입점한 가게나 식당을 보는 재미도 솔솔 하다. 새롭게 오픈한 커피숍은 더 유심히 들여다보곤 한다. 워낙 커피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커피숍마다 커피맛도 다르고 분위기도 달라서, 그런 소소한 차이를 느끼는 재미가 있다.  




금요일에는 점심 약속을 평소 자주 못 만나는 후배나 동료들과 함께한다. 다른 평일보다는 나도 그들도 마음의 여유가 있어서 점심 한 끼 편하게 함께 하기 좋다. 금요일 점심은 가급적 사무실 근처는 피하고 조금 먼 곳으로 가기도 한다.


오늘은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된 기념으로 '브런치 작가와의 오찬'이라는 제목으로 친한 후배 2명(열성 구독자)을 초대했다. '브런치 작가와의 오찬'이라는 거, 내 인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서 오늘 한 번 흉내 내보니 나도 그 후배들도 모두 즐거웠다.


직장이 대도시가 아닌 시골 소도시에 있다 보니,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개인이 운영하는 작고 아담한 카페가 많다. 오늘도 통 큰 창문으로 메타세쿼이아 산책길이 내다보이는 멋진 카페에서 풍미 가득한 커피로 '브런치작가'와의 오찬을 성황리에 마쳤다.   


오늘 같이 여유로운 금요일이 언제였든가......

봄이 기운 만끽하는 주말이 되시길......


도서관에서 불금을 즐기며, 금요일 루틴을 즐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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