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왜 화가 났니?

내 안의 나와 친해지기

by 토끼포케

1. 내가 왜 화가 났는지는 나도 몰라요


교실, 특히 저학년 교실에서는 말도 없이 눈물만 뚝뚝 흘리는 아이, 친구를 툭 치며 얘가 먼저 그랬다고 억울해하는 아이, 갑자기 삐쳐선 입을 꾹 다무는 아이 등 감정이 불안한 아이들을 여럿 만나게 됩니다.


아이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속상해하며 심술(?)을 부리지만

정작 본인도 왜 그런 감정이 드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왜 그러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당연히 말로 표현하는 것도 어려워합니다.

그저 속상한 마음이 앞서 거친 행동을 하거나 입을 꾹 닫아버립니다.


스스로 화난 감정을 인지하고 다스리고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2. 아이들과 함께 나눈 '나의 마음 다스리는 법'


얼마 전 도덕 시간에 5학년 학생들과 함께 ‘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있습니다.

고학년이 된 아이들은 이제 제법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생각해보기

속상하게 한 친구에게 편지 쓰기

좋아하는 음식 먹기

재미있는 영상 보기

좋아하는 캐릭터 떠올리기

다소 서툰 아이들도 많았지만 스스로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노력이 기특했습니다.

하지만 교실 안에는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읽고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3. 성격도 주어진 것이라면


예전에 ‘심즈’라는 게임을 즐겨 했던 기억이 납니다.

게임 속 캐릭터들은 외모는 사용자가 상세하게 정할 수 있지만

성격은 아주 큰 틀에서만 선택가능하고 대부분 랜덤으로 주어지지요.

(옛날 버전이라서 그럴수도 있습니다.)

플레이를 하다보면 어떤 캐릭터는 별일 아닌 일에도 금방 화를 내고

어떤 캐릭터는 작은 일에도 좌절합니다.

어떤 캐릭터는 낮시간 동안 아무리 활동을 해도

행복 무드가 잘 올라가지 않더니

자는 동안 행복지수가 올라가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성격은 내가 선택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내게 주어진 것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붙어있는 내안의 단짝 친구이지요.

저는 모든 성격을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내안에 주어진 성격보석을 다듬어 나가며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에게 주어진 이 성격 보석을 잘 들여다보고

조금씩 다듬어가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4. 마음을 다스리는 첫 걸음: 내가 화가 났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아이들에게 종종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기분이 나쁘다는 걸 부정하지 말고 우선 인정해보자.”

억울한 마음, 속상한 감정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모른 척하거나 다른 사람 탓만 하다 보면 마음은 더 복잡해집니다.


“내가 지금 왜 기분이 나쁜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

그리고 그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감정을 관리하는 첫 걸음입니다.

때로는 나를 화나게 한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그저 오늘 너무 피곤한 혹은 배가 고픈 내 자신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일단 흥분한 내마음을 가라앉혀야 합니다.

이 방법은 스스로 찾아 볼 수 있는데요,

아까 5학년 학생들의 예시와 같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음악을 듣거나, 자연을 관찰하거나, 반려동물과 산책을 하거나 등등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말로 하는 내 마음 정리 정돈


속상한 감정을 오래 머릿속에만 담아두면 점점 더 커집니다.

그래서 반드시 말로 꺼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선생님, 제가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자꾸 눈물이 나요.”

“잘하고 싶은데 안 돼서 답답해요.”

“친구가 자꾸 툭툭 쳐서 불편해요.”


감정은 문장으로 정리하여 표현하는 순간

나의 마음도 정돈됩니다.



6. 평온한 상태에서의 문제 해결


감정이 가라앉고 나면 이제는 문제 해결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림을 다시 그리고 싶어요. 도화지를 다시 주실 수 있나요?”

“친구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고 말해야겠어요.”

“잘하고 싶은데 잘 안 돼요. 조금 도와주세요.”

이처럼 정돈된 마음 위에서 나온 해결 방법의 힘은 불안정한 감정속에서 나온 방법보다 훨씬 강력합니다.


7. 내 안의 나와 친해지기


우리는 누구나 ‘내 안의 나’를 갖고 살아갑니다.

그 아이는 내가 선택한 친구가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함께 해온 단짝 친구와 같은 존재이지요.

그렇기에 더더욱 나 자신을 잘 이해하고 다독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내가 선택한 성격이 아니기에

내가 원하는 방향과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도대체 나는 왜이럴 까?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많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꾸준히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내 마음의 사용설명서를 천천히 써 내려가며

나와 잘 지내는 법부터 배워가는 것.


그것이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꼭 필요한 마음의 기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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