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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과일을 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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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
Jan 2. 2025
아파트화단에 있는 살구들이 제 무게에 겨워
후드득 쏟아진다.
노란 은행잎 같은 살구에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줍다 보니 더 이상 손이 없다.
며칠 전 안덕마을이라는 곳으로 직장 연수를 갔는데
산딸기가 지천이었다
40대 이상들은 따기에 바빴고 20대 샘들은 그냥 하나의 화초로
볼뿐 누구 하나 손을 내밀어 따지 않았다.
우리에게 과일은 쟁취의 대상이었다.
누구 손타기 전에 따느라 익기를 기다릴 수
없었다. 그것은 우리들에게 본능과도 같은 행위였다.
잔치집에서 자식들 먹이려고
떡끄랭이를 챙기는 엄마
우리는 그런 엄마는 되기 싫었다.
그러나 우린 과일이라고 이름 붙은 시고 맛없는 저 풋것들에게도 손이 먼저 나간다.
생각해 보면 한 박스만 사면 넘쳐 나는 저 과일 앞에서 우리는 지지리 궁상을 떠는 것일까~
과일을 화초로 바라볼 것
아이들에게서 배울 일이다.
만약 과일을 보고 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당신은 20대 이하이거나 고궁에서 유년을 보내셨거나~
살구를 줍다 ,
조금은 서글픈 자화상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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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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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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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산골로 귀촌하여 어머니와 동갑의 남편과 삽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수영이나 달리기 자전거로 소일 나 이러다 철인 3종 하려나.가장 동적인 운동을 하면서 가장 정적인 나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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