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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연 Nov 07. 2021

'핏자'의 웰컴 키트 탄생기_1

[inket x plant kit의 부활] 카카오메이커스,한수정의 컨택

가을의 계절이 다가오기 전 9월 말 즈음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란 곳인데, 우리가 예전에 진행했던 텀블벅 프로젝트가 마음에 들어서 대량 제작 가능 여부와 산업전 참여 여부를 묻는 전화였다. 예전에 진행했던 텀블벅 프로젝트를 잠깐 설명하자면, 우리가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다시세운대학, 땡땡은대학이 주관한 을지로, 충무로 인쇄골목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적이 있었다. 그 프로젝트로 인쇄소를 떠올릴 수 있는 잉크통으로 반려식물 키트를 제작하였고, 텀블벅 판매를 진행하였다.


https://tumblbug.com/hahahoho?ref=discover

올해 초에 진행했던 텀블벅이라 시간이 지났을 터인데 어떻게 발견하고 연락을 주셨는지 너무 신기함도 잠시, 제작을 요청하고 싶은 키트의 개수가 300개라는 어마 무시한 숫자를 듣고 우리는 너무 걱정이 되었다. 둘이서 겨우겨우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사업들을 더디지만 차근히 해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제작 공정이 무척이나 긴 잉크통 반려식물 키트를 대량으로 생산할 자신이 없었다. 


그로부터 몇 주 후, 카카오메이커스에게 연락이 왔다. 처음에는 믿을 수가 없어서 카카오메이커스라는 곳이 우리가 아는 카카오말고 다른 카카오인지 의심이 들었다. 우리에게 제안한 내용은 잉크통 반려식물 키트가 맘에 들어 카카오메이커스에서 판매와  대량 생산 가능 여부를 물어봤다. 이제 막 시작한 우리들에게는 너무나도 큰 제안이었고, 어떻게 되는 이 기회를 잡고 싶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카카오메이커스에서의 판매는 진행이 되지 않았고,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에는 수량을 줄여 납품을 하기로 하였다.


큰 기업에서 두 군데나 우리가 만든 제품을 보고 마음에 들어 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면서도 당황스러웠다. 그때 당시 대학원 졸업전시와 맞물린 프로젝트라서 함께 밤을 새우며 만들었던 기억도 있었지만, 잉크통을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과정이 너무 고돼서 예산의 한계를 느끼며 일했던 기억도 생생했기 때문이다.

패키지 또한 친환경으로 모두 제작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단가의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제작을 진행했다. 한마디로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돈은 거의 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좋아하는 우리의 일을 할 수 있다는 기쁨에 그렇게 마무리한 프로젝트였다. 이런 프로젝트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우리의 작업을 알아봐 줬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떻게 다시 제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우리는 우선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에서 진행하는 간담회에 참여를 하였고,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진행하는 산업전 및 팝업스토어 행사에 참여하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제작 기한이 짧은 점을 고려해서 제작 수량을 낮춰 기한안에 납품하는 것으로 확정하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카카오메이커스는 너무 수량이 많은 대량 제작이었고, 기한도 짧은 터라 돌파구를 찾는데 애를 먹었고, 그 사이 카카오메이커스는 수경재배 식물 키트로 방향을 틀었다며 전달을 받았다. 


하나의 큰 기회는 놓쳤지만, 우리에게는 너무 큰 호재였다. 산업전과 팝업스토어의 참여기회를 받았고 우리에게 새로운 프로젝트 시작이라는 큰 기대에 부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히 배운 점은, 제품을 기획할 때 우리가 놓친 부분들이 많다는 점을 깨달았고, 예술품과 제품 사이에서 또는 우리의 가치와 대중의 시선 사이에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배웠다. 한 번에 다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런 경험들이 모이다 보면 우리도 조금씩 성장하는 하하호호그룹이 되겠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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