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태양을 향하여

by Neutron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는 한국형 핵융합 실험 설비이다. 대전에 위치한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서 토카막 방식으로 설계, 제작한 핵융합 연구로이다. K-POP, K-Movie, K-Food, K-Beauty처럼 K가 붙어서 그런지 국뽕이 차오른다. 그런데 근거 없는 국뽕이 아니다. 객관적으로도 한국의 기술력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사진 : KSTAR 출처 : Google

2007년 한국의 독자기술로 만들어진 KSTAR는 핵융합 실험에서 여러 세계적 기록을 달성하였다. 2020년에는 세계 최초로 1억 도 플라즈마를 20초간 유지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이후 2021년 세계 최장 시간 30초 유지 등 세계 기록이자 자체 기록을 갱신하며 2024년에는 48초 유지에 성공하였다.


1억 도 플라즈마를 몇 십 초 유지시키는 게 왜 대단한 거냐 하면, 물질이 플라즈마 상태에 도달하면 난류 (Turbulance)가 심하게 발생하여 용기 벽에 닿지 않고 가두는 제어가 매우 정밀해야 하고 자기장의 세기도 매우 커야 한다. KSTAR에서는 이 자기장의 세기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세계 최초로 초전도 코일을 사용했다. 액체 헬륨을 사용하여 코일을 -269°C까지 냉각시키면 코일의 전기저항이 0이 된다. 저항이 없으면 전류를 손실 없이 흘릴 수 있어 강력한 자기장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생성할 수 있다.


세계 최초가 많다. 우리 기술력이 이 정도인가 하며 놀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한국은 세계적 핵융합에너지 개발기구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이다. ITER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는 토카막 방식으로 제작되어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실증하기 위한 대형 국제 공동 과학기술 프로젝트이다.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7개국 중에 한국(나머지는 미국, 러시아, EU, 일본, 중국, 인도)이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프랑스에 위치한 대형 핵융합 실험로인 ITER는 참여하는 국가들이 자신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각 부품을 제조하는 역할을 담당하여 지어지고 있다.

사진. 프랑스에 건설 중인 ITER 출처 : Google
사진. ITER 개념도 출처 : Google

한국은 ITER의 핵심이 되는 진공용기, 열차폐체, 중앙 솔레노이드 격자 및 가열장치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현대중공업, SFA, 포스코, 한전 KPS, LS전선, 현대건설 등 다수 기업이 제작과 공정에 참여하고 있는데 한국형 핵융합 실험로 KSTAR를 통해 축적된 기술력이 기반이 되고 있다.


ITER는 2035년까지 에너지 순생산 Q=10을 목표로 운영될 계획이다. 에너지 순생산이란 투입된 에너지 대비 얻을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1보다 커진 상태이다. 예를 들어 1억 도 플라즈마 상태를 만들려면 막대한 열에너지가 투입되어야 한다. 플라즈마 상태에서 핵융합에 의한 에너지 방출이 투입된 열에너지 및 다른 모든 투입 에너지보다 커지는 시점이 Q=1이다. 원료인 수소는 무한정이라고는 하지만 전기분해를 하여 물에서 수소만 추출하는 데에도 에너지가 든다. 이런 모든 투입 에너지 대비 10배의 핵융합 에너지가 발생해야 경제성이 생기고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핵융합으로부터 방출된 에너지를 100% 전기로 바꿀 수는 없다. 방출된 고온의 에너지로 물을 끓여 스팀을 만들고 터빈을 돌려 얻는 전기에너지는 30~40%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에너지 순생산 목표가 10배인 것이다.


현시점 토카막 방식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적 과제는 아무래도 플라즈마 유지 시간이다. 1억 도 플라즈마 상태를 적어도 300초(5분) 이상 유지시킬 수 있으면 영원히 작동하는 인공태양을 만들 수 있다. 현재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이 세계기록이니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이 글을 읽는 청소년들이 과학에 관심을 갖고 커서 그 방면으로 많이 진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래서 미래 청정에너지라 불리는 핵융합 발전을 성공시키기를 바란다. 인류를 구한 사람으로 역사에 남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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