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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쉬운 미적분 (2)

수학을 시작하는 사람을 위하여

by Neutron

우리가 지금까지 미분을 설명하면서 사용했던 '아주 작은 부분'은 이미 수학자들이 새로운 기호를 도입하여 정의해 놓았다. 바로 극한(Limit)의 정의이다. 미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극한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 극한이라는 개념은 뭔가 찜찜하고 시원하지가 않다. '그냥 ~라고 하자'처럼 무논리의 약속인 것 같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럴 법도 한, 아무튼 모호한 개념이다. 극한은 앞서 미분에서 정의한 '아주 작은 부분'을 의미한다. 이 아주 작은 부분은 거의 0 근처에 다다르지만, 그렇다고 0은 아닌 어떤 양(Quantity)이다. 이러한 실체를 본 적이 있는가? 이러한 크기는 우리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한다. 어찌 되었건 미분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 극한의 개념이 동원되어야 한다.

이 것이 일반적인 도함수의 정의이다. 도함수란 어떤 함수를 미분한 함수를 말한다. 앞에서 도함수는 원래 함수의 순간 변화율이라고 배웠다. h라는 양수가 있고 변수가 x에서 x + h로 h만큼 증가할 때, 함수값은 f(x)에서 f(x + h)까지 변한다. 위 식에서 분모는 변수 x 방향의 증가분이고 분자는 함수값 방향의 증가분이다. 대개 함수는 2차원 평면에서 가로축과 세로축을 기준으로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때 변수가 가로축, 함수값이 세로축 방향을 기준으로 그려진다. 이는 오랜 수학적 관행이므로 그냥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여기서 h를 x의 아주 작은 부분 Δx로 생각해도 무방하다.


함수 f(x)에서 x = a일 때 미분을 계산하면 그 점에서의 접선의 기울기가 나온다. 아래 그림은 Δx가 0에 한없이 가까워질 때 a 위치에서 함수 f(x)에 접하는 접선의 그래프를 그린 것이다. Δx가 0에 가까워질수록 점 Q는 점 P로 다가가고 결국에는 점 P와 겹쳐지게 된다.

그림. 도함수의 그래프 출처 : Google


가로축을 x축, 세로축을 y축이라고 정의해 놓으면, 위 도함수는 (세로 길이) / (가로길이)가 된다. 또 이 값은 (함수값의 증가분) / (x의 증가분)과 같다. 이는 x가 변할 때 y가 변하는 비율과 같다. 이는 함수의 증가율이다. 함수의 증가율은 함수의 그래프에서 기울기와 같다.


이제 h를 무한히 작은 값으로 줄여보자. 이의 수학적 표현이 바로 lim h->0 이다. h = 0이 아니고, h->0인 이유는 결국 h가 0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분모가 0인 분수 즉, 어떤 수를 0으로 나누는 것은 수학적으로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h를 0으로 접근시키면 x 위치에서의 순간 변화율 즉, 기울기가 된다.


앞에서 f(x) = x²의 도함수가 f'(x) = 2x로 구해지는 것을 도형을 이용하여 계산하였는데, 이제 도함수의 정의에 따라 계산을 해보자.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f'(x) = lim h->0 { (x + h)² - x²} / h

= lim h->0 (x² + 2xh + h² - x²) / h

= lim h->0 (2xh + h²) / h

= lim h->0 (2x + h)

= 2x

h가 0에 근접할 때 2x + h가 2x가 되는 이유는 h가 2x에 비해 항상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기 때문이다. 2.0000000000000000001을 그냥 2라고 보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 생활 속에서 미분을 적용한 사례 중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계기판의 속도이다. 자동차 계기판의 속도는 어떻게 얻어지고 표시될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 사람이 있을까? 자동차에는 속도를 재는 스피드건이 없다. 설사 스피드건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동차와 함께 움직이고 있으면 자동차의 속도를 잴 수 없다. 물론 내비게이션에 있는 GPS로 속도를 측정할 수 있지만 이 메커니즘도 계기판 속도를 계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속도는 거리의 시간에 대한 미분이다. 시간이 변수이고 거리가 함수값이다. 시간이 아주 작은 양만큼 지나갔을 때 움직인 거리가 얼마인가를 비율로 계산하면 속도가 나온다. 자동차에서는 일정 시간 간격(초 단위의 아주 짧은 간격이다)으로 바퀴가 회전한 횟수를 카운트한다. 만약 1초에 바퀴가 10번 회전했다면 자동차는 1초에 10 x (바퀴의 둘레 길이) 만큼 움직인 것이다. 바퀴 둘레 길이를 1m라고 하면 1초에 10m를 진행한 것이고 이를 속도로 환산하면 10m/s가 된다. 10m/s = 10 x 10^-3 km x 3600 / hr = 36 km/hr 이다. 이렇게 자동차에서는 지속적으로 거리의 시간에 대한 미분을 계산하고 있다. 내가 자동차의 액셀을 밟으면 바퀴의 회전수가 증가하고 1초에 자동차가 진행하는 거리가 커진다. 이때 계기판의 속도는 증가하게 된다. 자동차가 가속되는 것이고 시간에 대해 자동차가 움직인 거리의 미분값 즉, 속도가 증가하게 된다.


뉴튼은 운동량이 시간에 대해 변화하는 비율을 힘이라고 정의하였다. 어떤 물체에 힘을 주면 그 운동량이 시간에 따라 변한다는 것이다. 운동량은 (질량) x (속도)로 정의되며 그래서 힘은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다.


F = d (mv) / dt

= m dv / dt

= m a


m은 물체의 질량으로 고전역학에서는 시간 t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여기서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것은 속도 v이고, 속도의 시간에 대한 미분은 가속도 a이다. 따라서, 힘은 질량과 가속도의 곱이다.


여기서 잠깐,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그 어떤 것을 시간에 대해 미분하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자동차의 질량을 함수값으로 해 보자. 연료의 소비량을 무시하면 자동차의 질량은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 시간에 따른 변화량 자체가 0이므로 자동차 질량의 시간에 대한 미분값은 0이다. 시간을 변수로 할 때 자동차의 질량은 상수(Constant)이다. 상수의 미분은 0이다.


여러분은 이제 미분을 이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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