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에 온 몸 바치지 말자
제목에서의 "남의 일"이란 "월급 주는 사람이 시킨 일"을 의미한다. 물론, 계약서를 썼으니 1인분은 해야 하는 것이 맞다. 1인분도 하지 않는 것은 월급 루팡인데 매우 긍정적이지 않다. 1인분도 하지 않는 사람은 일단 1인분은 하며 혹은 그 이상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글에 적합한 독자가 아닐 것이고 즉각적인 시간 낭비가 될 것이니 뒤로 가기를 누르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나는 열정 페이를 극도로 혐오한다. 1세대 자수성가형 부자들의 몇몇 일화를 보면, 사실상의 종살이 시절부터 주인의 일에 헌신에 헌신을 다해서 그것을 갸륵히 여긴 주인이나 지나가던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가게를 물려받거나 투자를 받거나 하는 식의 이야기들로 시작하는 것들이 있다. 굉장한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었으니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창업주가 되었겠지만, 그들이 그저 우직함으로만 승부를 했다면 그건 운이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운의 요소를 좀 낮춰보자면, 그들이 그렇게 헌신한 것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인정을 해줄 수 있는 대상에게 헌신을 하는 안목이 있었을 거란 생각을 한다.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엄청난 헌신을 해서 인정받은 것은 사실인데, 그러니 열정 페이로 이어져서 너도 열심히 헌신하면 보답받을 것이라는 논리에는 결여된 것이 크게 2가지인 것이다. 첫째는 순수한 열정 페이로 시작되었더라도 그것에 감복되어 줄 주인이나 투자자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고(운의 요소가 매우 크다), 아니면 저렇게 헌신을 보여주면 정말 후원을 해줄 만한 자인가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탑재한 상태에서 헌신의 대상을 골라야 한다는 점이다(누울 자리를 먼저 보고 누울 필요가 있다).
당신이 1인분을 넘어서 2인분, 3인분을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감사함이 없이 당연하다는 자세를 가진 주인 밑에 있다면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이미 그자는 2인분 같은 1인분, 3인분 같은 1인분에 맛이 들린 진상 고객이 되어 당신이 이제 1인분만 하겠다 하면 급여도 0.3인분을 주려고 들 것이다. 좋은 소식보다 안 좋은 소식은 더 많이 돌게 마련이지만, 악덕 주인에 대한 성토가 많은 것이 그저 악담이 빨리 돌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절대적으로도 악덕한 주인이 더 많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무작정 보답을 해줄 사람도 없는 사람에게 1인분을 초과하는 것을 제공할 필요는 없고, 본인의 능력이 넘치는 것을 주체할 수 없다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크게 2가지이다. 첫째는 스스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1인분으로 맞추고, 남는 여력을 기반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활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직을 해야 될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주인(두목)들은 종이 더 유능해져서 쓸모가 많아져도 그것에 대해 추가적 보상을 지불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받는 돈은 바뀌지 않겠지만 해줘야 하는 일은 늘어날 뿐이다. 대부분의 주인 심보는 그렇다. 그나마도 더 유능해지는 것이 공짜가 아닐진대, 교육에 대한 투자도 거의 하지 않는 자라면 더더욱 날로 먹으려고 들 것이다.
둘째는 헌신을 할만한 대상을 찾아 헌신하는 것이다. 당신도 2인분이나 3인분을 하는 대신, 그것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해줄 만한 상대를 찾아내서 헌신하는 것이다. 일도 열심히 하고 그만큼의 보상을 받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이것은 특히 계속 종사하고자 하는 업계와 자신의 진로 방향이 일치하는 경우 중요성이 올라갈 것이다. 확실히 자신의 경력과 이력이 될 것이라면 헌신하는 것이 유리한 선택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은 헌신에 대해 몰지각한 두목들(주인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니 보람이 없고 출퇴근이, 하는 일이 고역일 것이다. 당장의 급여로 고통을 마취/마비시킬 수는 있지만 근원적인 치료/개선이 아니다. 최대한 빨리 벗어나는 것만이 자신을 위한 길일 것이다. 지금까지 군말 없이 2인분, 3인분 하던 자가 확 일을 줄이면 티가 날 테니, 서서히 1인분에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해보자. 그리고 아껴둔 에너지를 바탕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그것을 인정해줄 수 있을 상대를 찾아내 보자. 그것이 꽤나 많은 직장인들이 추구해야 할 방향이지 않나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