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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Nov 26. 2020

약점도 갈고닦으면 무기가 된다

그 약점, 브런치 북으로 만들겠다

 내가 좋아하는 작품에서 나오는 상당히 인상 깊었던 말이다. 문장을 다시 곱씹어본다. "약점도 갈고닦으면 무기가 된다".


 전자책에 관심을 가져서 절약의 노하우를 담은 전자책을 만들었지만 수입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물론 적극적인 발악은 하지 않았다). 결과가 아쉽다면 상황을 피드백하고, 좋은 결과를 얻는 사람들의 방법을 보고 배워야 한다(벤치마킹). 그래서 좀 더 잘 팔릴 것 같은 사람들의 글을 보면, 상당히 출신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


 대기업 실무자가 알려주는 실무 노하우 20가지 Vs. 중소기업 실무자가 알려주는 실무 노하우 20가지

 대기업 면접관이 알려주는 면접 팁 20가지 Vs. 중소기업 면접관이 알려주는 면접 팁 20가지


 위와 같은 가상의 예시가 있는데 어느 쪽이 잘 팔릴까, 아니 나는 어느 쪽을 고를 것인가 생각하면 대기업 경력이 있는 사람의 전자책을 고를 것 같다. 왜냐하면 그쪽이 더 내용이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무언가 큰 회사를 들어가 다닐 만큼의 실력이 있고 실적이 있다면 좀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해주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래서 좋고 큰 회사를 다니면서, 잘 되는 회사를 다녀보니 이런 것이 과연 좋은 회사다~하는 글을 쓸 수 있으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다니는 회사는 그렇지 못하다. 도리어 이 회사가 왜 이렇게 지지부진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는 글을 쓰고 싶지는 않지만 쓸 수는 있다. 실제로 경험했고 생각하고 하는 것이 맞닿아 있기에 구질구질하지만 생명력 있는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장에 잘 나가는 회사를 다니며 그 비법을 공유하려면, 일단 그 잘 나가는 회사를 들어가야 할 텐데 자신감이 쭈글쭈글한 상태의 나는 그런 혁신적 커리어 개발을 할 자신은 없다. 그리고 그러다 보면 지금 내 몇 년을 투자한 이 징글징글한 회사와의 협업을 봉인하게 되는데 그러면 급여 말고 추가적으로 남는 것이 없으니 먼저 할 일은 따로 있다.


 즉, 이 잘 안 풀리는 회사가 대체 어떤 점에서 문제가 있는가에 대한 분석이다. 이 분석을 통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겠다.


1.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사고를 체계화해서 내 인적 자산의 수준을 높임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했다. 이 회사가 안 되는 이유는 복잡하지만 분명히 이유 없이 안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이런 회사를 분석하여 원인을 짚고, 그것을 경계하면 만약 미래에 사업을 하거나 하는 때에 유용한 자산이 될 것이다.


2. 이런 것을 공유함으로써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을 생산

 목표로 하는 것은 지금 내가 실제로 다니는 곳을 철저히 분석해서 짚어보고 발전의 방향을 탐색하는 일이다. 사람 사는 곳이 비슷비슷하다면 다른 곳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요소가 있을 수도 있겠다. 만약 이 글들이 제대로 완성된다면,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통찰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3. 희소성이 있을 내용

 만약 나를 제외한 전/현직 직원이 비슷한 취지의 글을 썼다고 해도 그것이 많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다니는 회사는 상당히 작고, 전/현직 직원의 수가 애초에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비할 바가 되지 않게 적다. 따라서 핀포인트로 내가 다니는 이 회사에 대한 분석글은 존재하더라도 매우 적고, 아마 존재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따라서 이 글들은 써나간다고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사람마다 시각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분석이나 감상도 하나하나 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희소성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

 

 멋진 회사를 다니며 멋진 회사의 혁신적인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이상한 회사를 다니며 본 이상한 점에 대해 이야기할 실력밖에 안 되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이러한 약점도 분명 갈고닦으면 나의 무기로 삼을 수 있다.


 브런치에 여러 글들을 올리며 생각한 것은 결국 브런치 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일련의 글 뭉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내가 가진 것들, 그것이 변변치 못하더라도 연마하면 분명 쓸모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성공하지 못하는 회사가 가지는 문제점"에 대해 짚어보는 글들을 쓸 것이다. 이 글을 쓰다 보면 심경이 바뀌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이직을 준비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이제 시작일 뿐,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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