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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Oct 19. 2021

우리 인생 자체가 게임이지

   인생이란 결국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치트나 핵은 못 쓰고, 세이브-로드가 안 되고, 목숨은 딱 1개인 샌드박스 게임이다. 당연하지만 나도 인생에 파도가 약간은 있지 않았나 싶은데, 종종 죽고 싶어질 때가 있다면 결국 언젠가는 하직할 세상인데, 벌써 갈 필요는 없지 않나(게임으로 치면 강제 종료가 되겠다)~ 하는 생각을 하면 진정이 되는 편이다.


   샌드박스 게임이니 다양한 지향점이 있을 것이지만, 행복이나 효용은 너무 주관적이니 돈으로 줄을 세울 수 있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역시 머니게임이 가장 핫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이 순간에도 슈퍼 컴퓨터가 있고 개인의 모든 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면 5천만 명의 사람들을 일렬로 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각자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줄 세워질 수 있을 것은 확실하다.


   치트는 막 미다스의 손이나 오병이어 같은 개념, 돈 복사 같은 사기적이고 초현실적인 것을 의미한다. 서로 매우 "다른" 환경에서 스타트하는데 나는 이걸 치트라고 여기지는 않는다. 귀금속 수저를 물고 게임에 리스폰될 확률은 매우 낮지만, 이것을 부정행위가 아닌 정당한 게임 플레이로 나는 인정한다.


   매우 개인적인 생각으로 돈이 많아도 무조건 행복하진 않을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한다. 또한 돈이 없으면 어지간하면 불행하다는 말에도 동의한다. 그냥 이것이 내 머리에서 굉장히 강력한 지상명령인 것 같다. 내 행동과 사고의 원천에는 저런 것이 깔려있는 것이겠지.


   귀금속 수저는 내 입에 없었고, 우리 집안은 서민이었다가 빈민이 된 상황이다만,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거대한 게임은 계속되고 있고 내 노력과 운에 따라서 얼마든지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루하게 지내고 있다고 해도 나는 노력하고 있고 인내하고 있다.


   최근에 해산물 게임이 아주 히트했는데, 어떻게 보면 그것보다 더 교묘하고 거대한 게임이 인생이니 마냥 웃을 수만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 게임은 개인 당 목숨 값을 1억씩 걸고 꽤 쌈빡하게 진행되긴 해서 데스 게임의 티가 많이 나는(티가 난다기보다는 데스 게임이지만)데 비해, 인생이라는 거대한 랭크 게임은 게임이 아닌 척~하고 있지만 지금도 돌아가고 있으니까 싸늘하게 느껴진다. 우리 인생도 거기의 456명이랑 크게 다를 바는 없지 않을까.


   어쨌건 나는 계속 발버둥 치기로 결정했다. 나와 비슷한 랭크에 있는 사람들보다는 훨씬 위에 있는 사람들을 스승으로 삼아서 장점을 베껴오고 내 단점은 돌이켜보며 계속 나아갈 것이다. 아직 30대니까 젊고, 무엇보다도 나는 죽을 때까지 노력하기로 결심했으니 평생 젊은 영혼으로 살 수 있을 것이다.


   내 목표에 빨리 도달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느리더라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 결국 경기를 이기는 방법이라는 말을 기억하며(Slow and steady wins the race.), 계속 살아나가고 플레이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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