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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Oct 13. 2021

누구나 할 수 있는 의지박약 극복법

더 이상의 작심삼일은 없다!

   오늘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의지박약 극복법을 들고 찾아왔다. 어떻게 장담하냐 한다면, 일단 나도 조선의 내로라하는 게으름가(家)이지만 현재 운동만큼은 목표한 만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운동의 현재 방침은 아래와 같다.


- 출근하는 날은 1회(삼성 헬스 기준으로 1150칼로리, 시간은 2시간 30분 50초 걸리는 것)

- 토, 일, 휴가, 기타 공휴일 등은 2회

- 달이 바뀌면 50칼로리씩 부하가 올라감

- 쉬는 날 없음


삼성 헬스를 캡처해왔다.

운동을 하면 초록 동그라미가 생기고, 이걸 모으는 묘한 재미가 있다.

또 하나의 캡처이다.

방침을 이야기한 대로, 평일에는 1회, 휴일에는 2회로 거르는 날은 없다.


   현 상황을 이야기하면 나는 아주 지~독~한 인간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 같다. 삼성 헬스에 남은 기록은 작년 9월부터이지만 본격적인 시작은 한 2020년 7월쯤 한 것이긴 한데, 펑크 난 날짜는 5일 정도였나... 그렇다. 백신 맞은 날 당일은 좀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하루만 가만히 있었고, 작년 크리스마스 때는 배탈이 심하게 나서 널브러져 있느라 바빴고... 어찌 되었든 5번은 안 넘어간다.


   처음에도 말했고 스스로도 절대 의지가 강력한 인간으로 "태어난 건 아니다". 하지만 의지가 강력한 인간이 된 것이다. 맨날 2시간 반, 노는 날엔 5시간을 꾸준히 실내용 자전거를 돌리는 나, 조금 자랑스러울지도?


   여기까지 읽었다면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일단 폐급 라이프를 살던 내가 저 정도 습관을 들였다는 것에서 이 방법은 진짜로 나를 믿어봐도 좋지 않나? 싶다. 잘 되면 좋고 안 되면 마는 거면 완전 개이득인 것 아니겠나? 방법은 아~주 단순하다. 아래 이미지를 봐주길 바란다.


A 대신 B를 해보자는 말이다.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하는 것에 대해 가장 쉬운 시작 방법은, 보잘것없어 보이는 시간만큼이더라도 "매일"하는 것이다. 이건 적어도 나에게 진리였고, 진리고, 진리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평범한 사람이니까 분명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위의 표에서 일단 하루에 1시간씩 매일 자신에게 이로운 일(공부, 운동, 자기 계발 등)을 한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지만, 꾸준히 이행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꾸준하기 어려운 이유는 안 하던 것을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크고 둥그런 돌이더라도 땅에 잘 박혀 있으면 그걸 힘으로 밀어낸다고 해서 절대로 금방 움직여지지 않는다.


   A가 그런 사례가 되고, 많이들 하는 방식이지만 굉장히 유지하기 어렵다. 안 하던 걸 저렇게 힘들게 해서는 유약하고 게으른 심성의 타성에 젖어 있던 상태로는 예시처럼 4일? 그것도 대단한 일일 것이다. 보통은 하루 이틀도 못 가니까.


  이제 B 방침을 보자. 하루에 5분 공부하고 운동하고 자기 계발하겠다는 소리를 하면 다른 사람들은 비웃거나 한심해할 것이다. 하지만 전혀 신경 쓸 필요 없다. 이것은 돌이 박힌 주변의 흙을 서서히 파내는 과정이라 별 거 없어 보이지만 결국 처음이자 끝이다. 애초에 습관도 자세도 뭣도 되어있지 않은데 그럴싸한 목표를 매일 달성하겠다는 것 자체가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니까 실패하는 것이다. 매일 0분 하던 것을 매일 60분씩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그러니 낙담하지 말고 딱 5분만 하는 거다. 대신 매일. 치팅 데이 같은 것은 없다(나는 치팅 데이가 없는 운동 라이프이다).


   하루에 5분씩 10일을 좋은 일에 썼다면 시간으로만 따졌을 때는 고작 50분이라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만일 당신이 정말로 5분씩 10일을 했다면 이미 당신은 실시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나를 믿어라. 서서히 몸에 익기 시작하고 생활에 반영되기 시작하는 것이 결국 전부이니까.


   만약 10일을 했다면 이제 하루 일정에 씨앗을 뿌리고 싹이 트기 시작한 당신의 새로운 습관. 그래도 단박에 올리면 거부반응이 크기 때문에 천천히 가도록 한다. 다음 5일간은 매일 하는 것은 유지하는데 5분만 늘려본다. 이제 하루에 10분을 하는 것이다. 아마 첫 10일을 해냈으니 이미 하지 않으면 심심할 것이고, 5분쯤이야 정말 우스운 것 아니겠는가? 그렇게 시간을 늘려 나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저 방식대로 하면 일정 상 2달 뒤에는 매일 60분씩 목표로 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적응하는 시간을 2달 정도 잡고 천천히 갔지만 결코 늦은 것이 아니다. 작심삼일로 며칠하고 계속 노는 사람의 수십 걸음을 앞서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습관 들이기가 전부인데, 습관 들이기는 아무리 허접하고 짧아 보여도 그것을 매일매일 하는 것보다 강력한 건 절대로 없다. 그리고 이 습관이 제대로 들면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도 정해놓은 루틴을 관철하는 것이 가능하다. 내 경우 도입 이전과는 달리 언제나 하루의 일정이 운동을 꼭 하도록 어느 정도 자연스럽게 이행되고 있다. 나쁜 습관은 우리의 무서운 적이지만, 좋은 습관은 우리의 엄청난 아군이다.


   당신이 뭔가 지금이라도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걸 오늘부터 딱 5분씩만 하고 그것을 다반사로 만들어라. 밥 먹듯, 차 마시듯 자신의 생활의 일부로 만들어라. 처음엔 5분도 힘들 수 있지만 300초 정도 힘 내보자. 그렇게 10일이든 보름이든 한 달이든 하면, 기왕 하는 거 5분이 아니라 10분 20분 하게 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러니 무조건 강도 높게 시작하지 말고 우스워 보이는 수준이라도 그걸 매일 하는 루틴을 만들면, 다 끝난다. 나를 믿고, 자신을 믿어보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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