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독준 Oct 22. 2021

돈은 나의 병사들

   투자를 하다 보면, 정보를 접하다 보면 돈을 "총알"에 비유하는 경우는 흔한 것 같다. 어렴풋하면서도 그럴싸하게 느껴지는 걸 보면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총알"보다는 "병사"라고 생각하는데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이것이 좀 더 마음에 들고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총알"이라 하면 여러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지금 떠오르는 것은 "강력함", "소모품"과 같은 것들이 떠오른다. 확실히 총알과 돈은 닮았다. 피 흐르는 전쟁터든, 자본주의 세계든 결국 "전쟁"이라고 생각하니까, 총기에는 탄약이 필요하고, 차량에는 기름이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나는 내 돈을 아끼는 것은 강력하지만 소모품이라서가 아니라, 이 전쟁터에서 같이 싸우는 병사들과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싸움을 잘 이겨나간다면 내 병사들은 계속 늘어날 수 있다(투자 성공 시). 내 돈은 나를 배신하지 않으니, 진정으로 충성스러운 병사들과도 같은 것이다.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결국 돈을 지배하는 자가 우위에 서는 곳이다. 겉으로는 피가 흐르지 않아 보이더라도 이곳은 엄연한 전쟁터이고, 생과 사가 지금도 엇갈리는 곳이다. 각자와 함께 싸워나가는 것은 각자의 병사들, 즉 돈이다.


   현재는 주식(국내/미국)만을 위주로 투자(전쟁)를 하고 있다. 현재는 국내 주식 시장의 경우 하락장 분위기라서 내 병사들은 고전을 하고 있지만, 용병(빚)은 없고 다 내가 모아 온 자들이니 이 싸움이 얼마나 길어지더라도 나에겐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 레버리지를 쓰지 않으니까 기껏해야 0(전멸) 아니겠는가.


   하지만 내 충성스러운 군대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 공부하고 고민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 "참(True)"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태산이 무너져서 다시 티끌부터 시작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분산투자를 극도로 선호하는 것도 나는 내 돈을 "총알"이나 "베팅"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억을 가지고 한곳에 집중한다면, 물론 잘되었을 때의 이득이 제일 클 수 있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았을 때의 손실도 제일 클 수 있다. 


   한 번의 전투를 통해 전쟁을 끝낼 수 있지만 이길 확률이 10%고, 지면(90%) 병사의 절반 이상이 죽는 식의 전투가 있다면 나는 이런 선택은 하지 않겠다. 차라리 여러 번 싸워야 하더라도 그 전투를 이길 확률이 좀 더 높고, 지더라도 병력의 피해를 입는 수준이 낮은 선택지들을 골라나갈 것이다.


   "돈의 속성"은 내게 많은 영감을 준 책인데, 이 책에서 저자인 김승호 회장은 돈을 인격체로 여긴다고 했다. 읽을 당시에도 동의하였고, 지금 약간의 자본을, 나만의 군대를 운용하는 시점에서, 여러 인격체 중에서 나는 돈을 내 전우라고 생각하고 있고 책에서 얻은 깨달음은 강화되고 있다.


   신기하게도 슬슬 보이기 시작한다. 부자가 될 수 있는 사람, 부자가 되지 못할 사람. 나는 아직 반푼이지만, 노력해서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 내 돈들과 함께 계속 싸워나갈 생각이다.

작가의 이전글 우리 인생 자체가 게임이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