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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Nov 09. 2021

적이 많은 인생이 되었다

오히려 좋아

   저번 주에 불미스러운 이벤트가 있었다. 대환장의 뒷담 회의. 그것 때문에 그러면 되지 않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대놓고 적대하는 자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배신자들도 많다니 그게 꽤나 환멸감을 강하게 주었다.


   대충 학부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내 대인 전략은 "적을 최대한 만들지 않는 것"이었으나, 유사회사를 다니면서 호전적으로 바뀌었다고 생각이 든다. 호전적인 나, 오히려 좋아. 적을 많이 만들었다는 점 그 자체는 딱히 후회되는 부분은 없다.


   왜냐하면 적어도 나는 피드백을 통해서 관계를 계속 새롭게 하기 때문이다. 첫인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해도 서로 긍정적으로 주고받는다면 관계가 좋아진다. 반대로 첫인상이 좋았어도 서로 부정적으로 주고받는다면 관계가 나빠질 뿐인 것이다.


   저 뒷담 회의에서 나와 마찰이 있었던 자들이 나를 적대하게 된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아무렇지도 않다. 어차피 이 유사회사에서 등신 호구 짓 해줬던 것은 초반의 1~2년 동안 정말 질리게 했던 일이고 세상에는 남의 호이를 둘리로 아는 자들 천지다.


   조금 짜증 났던 것은 내가 그나마 나쁘지 않게 여겼지만 저 뒷담 회의에서 나를 배신한 자들도 나타났다는 점일 것이다. 저런 일름보 잔치 같은 데서(내가 없는 곳에서) 이야기하지 않고 나와 직접 담판을 지었다면 내가 양보를 할 수도 있었을 테지만 저곳에서 발언을 한 자체가 훌륭한 선전포고 행위였다고 나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 유사회사가 내 첫 직장이어서 그런 것 같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완전히 망한 부분이 많다. 일단 망한 거 여기서 수습할 생각은 아예 없다. 여기서 얻은 많은 깨달음들은 앞으로의 내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래도 남 이용해 먹으려고만 드는 놈들한테 눈엣가시가 되어준 점은 꽤 보람차지 않나 생각한다. 나는 걔네가 실로 X 같기를 원했는데 막상 아무렇지도 않다면 꽤나 아쉬웠을 텐데, 수준 떨어지게도 일름보 세계대회를 개최하다니. 알기 쉬워서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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