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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Nov 30. 2021

적의 대가리를 부수면 지는 게임

   요 며칠 인생에 대해 생각하고 글은 쓰지 않았다. 인생이란 뭘까, 하릴없이 생각해도 답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어떠한 작은, 해답의 조각 정도는 얻는 날이 있는 듯하다.


   "오징어 게임" 같은 데스 게임이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최후의 1인이 되는 것인 경우가 많다. 아니면 최후의 1팀이라든지. 시쳇말로 나(또는 내 팀)를 제외한 모두의 대가리를 부수면 이기는 경우는 데스 게임에 가깝다. 알기 쉽다.


   나는 현실을 게임에 비유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현실은 데스 게임을 금지하고 있다. 당장 망치를 들고 내 원수와도 같은 상사나 동료, 후배, 정적, 연적 등의 대가리를 부수면 승리는커녕 바로 사회적인 제재를 받게 된다. "패배". 그게 가능해지려면 24시간 정도 뒤에 대충 지구만 한 소행성이 지구에 직격 해서 인류가 멸종할 거라는 정도의 혼란이 닥쳐와서, 모두가 망치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오는 정도의 일이 있어야 하겠지만, 지구 멸망이 그렇게 흔한 이벤트는 아니니까.


   적의 대가리를 부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는 상황에 대해 여러 분야에서 오랜 세월을 동안 비슷한 고민을 해온 사람들의 좋은 지혜를 벤치마킹할 시간이다. 내 화를 다스리는데 굉장히 큰 기여를 한 문장이 동양에서 하나 나와서, 암기해두고 종종 되새긴다(아주 근원적인 출처는 모르겠다).


"대장부는 소인배와 논하거나 싸우지 않는다"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대장부는 아니지만 대장부 Dream Tree니까. 각종 도발이나 어처구니없는 만행을 내 적들이 할 때, 친히 망치로 대가리를 부숴주는 것은 나를 대장부가 아닌 소인배로 만들 뿐이다. 물론 망치를 들기 전에 휘말리는 과정을 밟겠고 그것이 바로 그들과 논하거나 싸우는 일이 되는 것이리라. 소인배들과 같은 행동, 사고, 전략을 취하는 대장부는 없을 것이다. 대장부였어도 그런 선택을 하면 소인배가 되는 것이다.


   우리를 분노케 하고 도발에 넘어오게 하는 자들이 있다면, 그들과 맞불을 놓고 물리적인 치료를 하려고 하는 것은 우리를 인생에서 지게 되는 지름길이 된다. 좋은 방법은 그들과 논하거나 싸우지 않고, 그들에게 우리의 마음과 정신, 에너지를 아깝게 쓰지 않는 것이 제대로 된 방법이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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