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 주인의식이 없는 이유

by 김독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것은 원래부터 있을 수가 없다. 직원이 열심히 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이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인이면 열심히 할 확률이 직원보다는 훨씬 높다. 그러니 굳이 억지로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해봤자 자기 입만 아프고 인류애만 감소할 테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서 A라는 간식을 파는 주인과 직원 한 명이 있다고 해보자. 주인은 자기 가게이므로, 많이 팔면 팔수록 그것이 매출이 되고 마진이 되므로 의욕이 높을 수밖에 없다. 반면에 직원은 가게에 파리가 날려도 정해진 돈을 받으며, 죽을 것 같이 바쁘게 일해도 정해진 돈을 받는다. 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직원의 핵심적 의사결정 모델은 "받는 돈이 제한되어 있다면, 일을 적게 함으로써 실질적인 급여를 높이는 것"이다.


1111.png 실질적 노동을 줄일수록 시간당 받는 실질적 시급이 올라간다.

이 모델을 규탄해봤자(너희들은 어째서 주인의식이 없느냐! 는 식의 일갈) 소용이 없다. 더욱 교묘하게 주인의 감시를 속이려고 할 뿐이다. 주인과 직원의 근본적인 차이는 맨입으로는 당연히 소용이 없고, 사실상 주인과 동등한 수준의 조건을 내어주지 않는 한 "주인의식"이 생기지 않아도 억울해할 권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 기업이 아닌 경우 직원은 필수라고 하겠다. 1인 기업이면 혼자 다 하면 된다. 하지만 1명의 시간은 죽었다 깨어나도 24시간인 법. 그 이상의 일을 한다고 하면 직원의 힘이 필요하다. 물론 직원은 주인의식이 없기 때문에 주인이 해내는 것보다 훨씬 적은 능률을 가지고 있다.


1112.png 직원의 열정이 주인의 5분의 1 수준인 경우

주인이 열심히 하는 것을 100, 직원이 열심히 하는 것을 20이라고 가정했을 때 주인 2명이 할 수 있는 일을 주인 1명과 직원 5명이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2배의 일을 해내기 위해서 인건비가 6배(주인 시급=직원 시급인 경우)가 드는 모델. 이렇게 생각했을 때는 주인 입장에서는 인간 혐오가 들고 그냥 주인이 혼자 다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그것은 딱 100 이하의 역량이 필요한 경우에만 성립한다. 하다못해 101 짜리 일을 한다고 해도 주인은 시간제한 속에서 100까지밖에 못하니 나머지 1을 위해 직원을 고용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리고 주인의 수는 보통은 단 한 명이니 주인을 여러 명 늘린다는 선택지는 없다. 그나마 가족회사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가족이라고 해도 직원이랑 그렇게 크게 다르진 않은 수준이다. 즉 주인 레벨의 열정을 가진 자는 결국 주인밖에는 없다.


직원이 자신의 5분의 1밖에 일을 하지 않더라도, 혼자 하는 일이 아닌 이상 효율이 낮다고 생각해도 쓸 수밖에 없는 것이 주인이 처한 현실이다. 되지도 않을 주인의식 강요를 하면 저 분모가 더 커지기만 하니 침묵을 지키면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면 그걸 가지고 잘 유인해서 분모를 조금이나마 줄이려고 하는 것이 주인이 취할 바른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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