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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Aug 26. 2022

대인관계의 황금률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먼저" 대접하라

   회사 생활 7년 차에 접어든 나.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폐급의 심연은 깊고 깊다. 물론 7년이면 초등학교를 들어가서 졸업하고도 1년이 남는 혜자스럽게 긴 시간이니 익숙해지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굉장히 유효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상식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평범한 직장 생활에서는 유효성이 조금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프로젝트나 외부 협업 같은 중단기적 과업을 할 때는, 어차피 마주치는 시간이 말 그대로 단기/중기이므로 심연까지 다 드러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평범한 회사에서 누군가가 나가거나 쫓겨나기 전까지 변동이 없이 안정화된 곳에서는 첫인상보다는 "주고받기"가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첫인상이 나쁘더라도 "주고받기"가 원활하게 된다면 평가는 올라간다. 반대로 첫인상이 좋더라도 "주고받기"가 엉망진창이라면 평가는 급락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결국 우연히 길에서 만나면 결투를 신청해야 할 대상으로 척을 진 사람의 대다수는 첫인상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직접 겪은 광기 어린 에피소드들 때문에 원수가 되었다. 법치주의 국가인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만큼 아무 매서운 칼바람이 원수들을 생각하면 휘몰아치는 것은 대부분의 사회인들은 공감해주지 않을까?


   최근에 아주 회사를 잘 다니고 있는 자(반어법)가 겪고 있는 상황을 보며 유구한 황금률에 첨언을 했다. 저 자는 업무적인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괴롭힘이라고 하기엔, 업보가 심각하게 크며 남들을 적으로 만드는 재능을 탑재하고 있다.


   나도 경험을 해봤지만, 그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협조 요청이든 뭐든 아주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평판이 생성되어 있다. 나도 경험을 했으며 그 평판에 대해 수긍하는 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그렇지만 덕분에 가뜩이나 높은 혈압이 더 높아지는 경험도 많았다.


   이미 타인에 대해 대접을 그렇게 해놓다 보니, 남들의 냉대와 백안시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보인다. 나도 기계적으로 대할 뿐, 무엇인가를 더 헤아려서 챙겨줄 생각은 없다. 일단 사회에서는 "미운 놈에게 '떡' 대신 '독'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조언이나 충고도 쉽게 해주지 않는다. 어차피 못 알아듣는 자들에게 괜히 모욕이나 당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물론 저 황금률이 전가의 보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저 보완된 황금률대로 하더라도 감탄고토하는 자들도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말이다. 나도 직장 생활 초기에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가까웠지만 체리 피커들과의 전쟁을 통해서 냉소적인 나 자신으로 돌아왔었고 말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나는 안하무인으로 굴겠으나 너는 나한테 그러면 안 된다는 태도는 확실히 "사회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과 같은 수준"이라는 것을 보면서 다시금 내 자세를 고치게 되었다. 차라리 타인에게 협조적으로 하되 그것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들에게는 방어적인 자세로 전환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최근의 내 생각이다.


   잠정적인 결론이다. 일단 내가 받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먼저" 베풀어야 한다. "남이 베풀면 나도 그때 가서 베풀겠다" 또는 "남이 베풀어도 나는 안 베풀겠다"는 자세는 무인도에서 혼자 살 것이거나 방공호에서 혼자 수십 년 동안 살 것이 아니라면 취하면 좋지 않다. 물론, 먼저 베푼다고 해서 모두가 기대만큼 따라와 주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은 수동적인 사람들보다 훨씬 나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로 가지 말고, 위로 올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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