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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Sep 14. 2022

특수성과 가치

   내가 글을 쓰는 것에 의도가 없었을 리는 없다. 누구나 브런치와 블로그를 한다면 결국 많은 노출과 클릭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적어도 나는 그것을 머릿속으로나마 추구하고 있다. 실제로 얼마나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낙제점을 주고 싶지만 말이다.


   특히나 검색 사이트에 노출이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면, 사람들(정보 소비자라고 할 수 있겠다)이 특정한 "정보 제공자"들에게 흔히 가지는 생각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는 나도 정보 소비자에서 정보 생산자로 변화하고자 하기에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된 부분인 듯하다.


   자극적인 내용이나, 빈 깡통에 가까운 내용들을 생산해내는 사람들은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정 반대다. 소비자들은 그들을 멍청하다, 쓰레기다라고 평하지만 나는 선악의 가름은 둘째치고 그들은 매우 영리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다. 처음에는 적절한 비유였겠지만, 지금 와서는 이리도 비유가 아닌 사실을 적시하는 표현이 또 있을까 싶다. 전 세계에서 지금 이 순간에서 무지막지한 숫자의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이 짧은 글도 그중에 하나다.


   브런치의 시스템을 통해서, 나는 내 글을 구독해주시는 분들 37명에게 아마도 알람을 띄울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설정을 바꿔놓으셨다면 안 뜨겠지만. 알람을 꺼두었거나 아예 상관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서 닿으려면? 운도 있겠지만 기술적인 시스템이다 보니, SEO 글쓰기라든지 최적화라든지 하는 개념이 여기서 필요해지는 것이다.


   SEO 글쓰기 같은 것은 아주 기본적인 것이다. 전략이랄 것도 아니며 기본 준수 사항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 정보의 바다의 심해 구간으로 바로 들어가서 잊히게 될 것이다. 자극적인 제목이나 눌렀지만 결국 내용은 공허한 글들은 어찌 되었건 정보의 바다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것이다. 찾아서 들여다보니 그저 쓰레기였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즉, 이 정보의 바다에서 눈에 띄게 하는 것 자체도 높은 가치를 가진다. 블로그에 탑재한 구글 애드센스로 돈을 벌고 싶으면 많은 사람들이 글을 누르게 해야 하고 그중의 일부가 광고를 누르는 것이니, SEO와 더불어서 기본적인 소양일 수도 있겠다.


   물론 추구해야 하는 바는 멀리서도 반짝이고, 들여다봐도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정보의 바다에서 두드러지는 무엇인가가 되어 자신만의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박식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 소개하는 식으로 가치를 쌓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좋은 음악을 만들어서 부르거나 연주하거나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사람들을 웃고 울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가치다.


   가치에 대해서 잔뜩 이야기했지만 특수성 이야기는 하지 않았는데, 어떤 옛사람에 대해 며칠 전 문득 생각했던 부분이 내 삶에도 방향 잡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에 애초에 이 글을 쓰고 있었다.


   심한 기행을 일삼는 사람이었는데, 확고한 것 한 가지는 있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만 하고, 실제로 "가치"있는 일 자체는 전혀 하지 않았다.


   나는 전체주의적 또는 집단주의적 사고를 매우 싫어한다. 나는 개인주의자이며 개체 주의자이다. "모든 사람은 모두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다." 하지만 도리어 그렇기에 그것만으로 가치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윗 문단의 사람의 삶을 통해서 간접 경험할 수 있었다. 


   저 사람의 울분 레퍼토리 중 하나는 타인이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특별한 존재인데도 알아주지 않았다는 것이 있었다. 이것이 사실상 꽤 컸는데 글쎄, 그냥 자기중심적이면서 가치 창출도 되지 않는다고 하면 남들이 떠받들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타인을 거울삼아서 스스로 경계한다. 자신의 특별함을 소중히 하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일 것이지만, 그것만으로 타인에게 대접받는 일은 없다. 요구할 수도 없는 일일 것이다. "특수성이 가치가 아니다"라는 점은 나도 명심하고,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야 할지, 어떻게 만들어갈지 계속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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