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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Feb 14. 2023

사회적 괴롭힘과 인간

   나는 힙스터는 아니지만 힙스터적인 면이 있을지도 모른다. 미디어의 경우 선풍적인 인기를 끌더라도 그것만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내 취향이나 내키는 정도에 따라서 결정된다. 그래서 21세기 구운몽이나 영광스러운 것 등은 내 취향이 아니라서 보진 않았다.


   사실 "영광스러운 것"에 관해서는 취향의 영향이 크기도 하지만 그 자체의 자극성에 대해서는 덤덤하다. 인생을 살면서 많은 것을 접했지만, 창작물의 경우 그것은 내용이 어떠하든 간에 결국 창작물이다. 현실은 아니라는 것이다. 끔찍한 내용을 다루더라도 그것이 창작물인 한 내성이 많이 높아졌다. 하지만 현실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현실에서 일어난 끔찍한 것들은 내게 있어서 더 크고 강렬하게 여겨지고 있다.


   영광스러운 것에서는 주제가 집단 괴롭힘과 그것에 대한 복수다. 일단 나도 사회적으로 개화가 덜 된 시기에 초중고 12년을 보낸 관계로 일단 그런 내용 잘 알고 있지만(어렸을 때 당해봤으니까) 보고 싶지가 않다. 그런 것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학교폭력에 대한 환기가 일어나는 것은 바람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극적인 주제에만 매몰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표현의 자유를 매우 숭상하는 나로서는 복잡한 양가감정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학교든 군대든 직장이든, 여전히 사회적인 괴롭힘과 관련된 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그런 괴롭힘이라는 것의 원인이라는 것도 복잡하면서도 단순하다. 학교에서는 이름이 웃기거나 집안이 가난하거나 행동이 특이하거나 너무 부자거나 다소 행동이 굼뜨거나 너무 고 체중이거나 아니면 너무 저 체중이거나 이유도 아닐 것 같은 것으로 괴롭힘의 타깃이 정해지곤 한다.


   직장이나 군대도 비슷할 수도 있다. 너무 잘 나가는 자라서 괴롭힐 수도 있고, 너무 덜떨어졌다고 여겨져서 괴롭힐 수도 있는 것 같다. 여기서 "같다"는 것은 그러함이 마땅한 것의 의미가 물론 절대 아니다. 대체 왜 그렇게 괴롭히는 일의 지옥적 나선에 휘말리기 쉬운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렇게 물들기 쉬운 것이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 그냥 아예 처음부터 악한 것(성악설)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너무 끔찍한 일들도 많이 일어나니까 생각이 복잡해지는 것 같다.


   전에 D.P. 관련해서는 글을 쓴 적도 있었고, 군대 고발적인 것은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2005)"도 보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내가 본 매체 중에서는 제일 잘 짚어준 것이라고 생각하며, 개인적으로는 그 감독의 작품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얽히는 것이 인간이고 상처를 주고받는 것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릇된 피드백도 엄연히 존재한다. 이렇게 사회 전체에 있는 것을 보면 털어서 먼지 나오지 않는 자가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것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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