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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Feb 15. 2023

직장에서 얻는 것: 인간관계 편

   직장에서 얻는 것 중 인간관계에 대한 것이 있다.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게 되어주기 때문이다. 명확한 통계를 가져오진 않았지만, 우리의 통념과 경험칙에 근거한다면 사회생활에서 원활하지 못한 대인 관계가 이루어져 있을 경우 그 상황에서 잘 지내기는 매우 어렵다.


   옛날에 직장에서 친구를 바라지 말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나름 내 200편 정도의 데이터 중에서 꽤 인기가 있었던 글이다. 그 생각에 크게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나 약간 관점을 달리 해보고자 하여 새로 글을 써보고 있다.


   직장 동료와 친구는 각각 독립적이다. 직장 동료와 친구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전의 글은 직장 동료와 무조건 친구가 되어야 한다든가 하는 부분에 대해 지양하려는 취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보통 직장 동료와 친구가 된다는 것도 기본적으로 독립적인 부분을 그렇지 못하게 혼동하는 경우 발생하는 일이다.


   직장에서 직장 동료와 사회적 관계를 맺게 되는 것에서 얻는 것이 있다. 최근에 절감하는 일인데, 사람의 책임감이나 태도 같은 것이 시간이 어느 정도 있으면 누구에게나 명확하게 보이는 것 같다. 무난한 환경일 경우에 인기가 없거나 협조를 많이 받지 못하는 사람이나 부서가 있으면 대개 귀책이 어딘가에 있느냐 하면 협조를 받지 못하는 쪽에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는 첫인상을 옛날만큼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게 되었다. 결국 인간관계는 "상호 작용의 축적"이다. 첫인상으로 이유 없이 호감을 사거나 비호감을 살 수는 있다. 하지만 스쳐 지나가는 관계가 아니라면 계속 피드백, 즉 주고받음이 일어나게 된다. 나는 몇 년간 지내면서 첫인상보다 피드백이 수 백 배는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했다. 내가 광인처럼 지내며 백안시를 하는 자들이 있지만 피차 그럴 것이니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보통 자기의 일을 떠넘기고 싶어 하면서도 누군가의 일을 도와주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인기가 없다. 그런 사람들은 통상 매우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은 관계로 인해, 정말 별 것도 아닌 일조차 더 이상 떠넘길 수 없어서 쓸데없는 회의와 논의를 하게 만든다. 얼마 전 일도 아니라 할 수도 있으나 일이긴 한 것을 본인들이 하기 싫어서 떠넘기고 싶어 하는데 던지기를 당할 입장에서 결사반대를 하는 일이 있었다. 우기기의 달인들이라서 결국 달성은 한 것 같지만 그것이 과연 진정한 목적을 달성한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얻는 것, 특히 그것이 인간관계일 때에는 직접적으로 같이 일을 할 만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과정이 된다고 생각한다. 즉 책임감 있고 유능한 사람과 친밀하게든 사업적이든 교류하려면, 우선 그런 사람들을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주변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비즈니스 파트너와 친구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런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는 것이 가능한 것은 내 직장에서부터 시작되며 거래처나 그런 곳으로도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역시 보통은 자사 내부에서 필터링하는 것이 제일 정확할 것이다. 거래처 등에서 종종 보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괜찮아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이 페르소나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굳이 수명을 깎아가면서 남의 소모품으로 살고 있는데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얻어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직장 동료 중에 업무적으로 신용할 수 있는 사람들을 추려 놓는 것은 단언컨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다. 21세기를 살아남기 위한 기본적인 전략이다.


   그렇게 추린 사람들과 (무조건적으로) 친구가 될 필요는 없다. 적절한 거리면 충분하다. 물론 엄청 마음에 들어서 친하게 지낼 수도 있겠고 그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정말로 부차적인 문제다. 직장 동료에서 추려내고자 하는 인재는 나중에 우리가 무엇인가를 할 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함께 좀 더 큰 일을 도모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은 사람을 찾기 위함이다.


   직장 동료 중 자신의 숙려 없이 그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사실 친구에 가깝다. 그리고 그렇기에 허물은 간과하기 쉽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는 말이 있는 까닭이다. 이렇게 생긴 친구(직장 동료였던 속성이 있었지만)와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십중팔구 파멸의 길로 우리를 인도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직장인들이 꼭 해봐야 할 것은 우리가 대면하는 사람들 중 친밀도를 배제하고, 얼마나 유능하며 책임감이 있고 신용이 있는가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 당장 친밀하게 대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안목이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친목에 넘어갈 것이 아니라 실적(신용도, 책임감, 태도 등)으로 판단할 것이다.


   물론 그런 자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도모한다면 기본적인 사회생활은 잘해야 될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사회생활은 아부하거나 뭐 그런 것이 아니며 안목 있는 사람들에게 저 사람은 신용할만한 사람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하도록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다.


   직장인은 언젠가 자립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타인에게 써 먹히고 멱살 잡혀 끌려다니는 삶만이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 믿을 만한 사람을 찾고, 자신도 그런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만 긍정적인 미래를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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