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이 되고 나서 여러 생활을 하면서 꽤 이른 시기부터 사용하는 문장이 있다. 바로 제목에 있는 "고생이 많으십니다(고생이 많다)"이다. 고생(苦 괴로울 고 生 살 생... 직역하자면 괴로운 삶이려나)이 주는 어감이 썩 좋지는 않지만(고생하세요~라고 하면 조금 그러니까...), 수고에는 하대의 뉘앙스가 들어있다고 학습하여 나는 그냥 누구에게도 쓰고 있지 않다. 애초에 불손한 성격이라, 그런 의식할 수 있는 부분으로 제어하려고 노력해야 보통 정도의 자세를 취할 수 있다. 흥분하거나 화가 나거나 하면 어차피 엉망진창이 되니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인사말 다음에 붙는 문장으로 쓰고 있다. 인사를 하고, 그다음에 일단 하는 말이 고생 많으십니다/많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대화로 연결된다. 근황을 묻는 것과도 연결되고, 말뿐이긴 하지만 약간의 위로를 겸하고 있고 실제로도 나는 세상 사람들 모두 각자의 큰 고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점은 진심이기 때문에 아주 거리낌 없이 쓸 수 있다.
운이 좋아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고생이라는 단어와 표현에 항의를 들은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만약에 있더라도 "아 사실 수고하시라고 말씀드리고도 싶은데, 이게 사실 아랫사람한테 하대하는 거라서 그렇게 한 것이긴 합니다"라고 하면 그 와중에 상당수는 금방 누그러지기 때문에(한국인들과 잘 지내려면, 반말과 하대를 멀리하면 실패는 없을 것이리라) 문제는 없다.
물론 살다 보면 분명 고생을 안 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있다.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경제적인 걱정이 없다거나, 직장 생활 등에서 얌체의 극을 달려서 거진 일 하지 않고도 급여는 쏠쏠하게 챙긴다거나 하는 것들을 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범용성 좋고 적절하고도 적당한 말을 그런 "일부"의 존재로 인해 의심하거나 쓰지 못하게 되거나 고민하거나 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이렇게 약간 생각을 정리해서 적고 보니 적당한 말이면서도 마냥 적당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명백하게 내 기준에서 백안시하게 되는 자들에게는 마지못해 인사는 하더라도, 절대로 저 말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는 적당 적당한 것이 아니라 잘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지금 이 순간 든 것이다.
정리하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고생하겠지라는 인간 긍정적 자세로 접근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면 저 말을 쓰지만, 명백하게 혐오스럽다면 절대 쓰지 않는다. 생각보다 적당하게 쓰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더니 기분이 약간 좋아졌다. 앞으로도 계속 쓰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