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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Dec 14. 2020

노력과 로또

#1

 누구나 주변에는 입버릇처럼 로또가 됐으면 좋겠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대놓고 물어보기는 어렵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치고 정말 말을 한 시점에서 가까운 미래에 당첨 여부가 확인 가능한 유효한 로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즉 말로는 로또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정작 로또를 사서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이다. 의문이 들고, 다소 의아하기도 하고 약간은 짓궂게 되지만 그런 것을 내색을 하면 사회생활은 힘들어질 테니까 맞장구를 치는 것이다. "그러게요 로또가 되면 좋을 텐데요"라고.


#2

 고등학교 때 수학을 하면 조합이라는 것을 배운다. 로또 한 장을 사서 나오는 어떤 임의의 숫자 6개가 그 주 토요일 저녁에 추첨 방송에서 올라오는 6개와 맞으면 1등이 된다. 대한민국 식으로 공은 45개이다. 45개에서 순서는 특별히 상관없이 6개가 뽑힐 확률은 45C6이라 수식으로 표현하고, 숫자로 바꾸면 8,145,060이다. 1000원을 들여서 그것이 1등이 될 확률은 팔백십사만 오천 육십 분의 일이다. 대충 800만 분의 1이라고 보면 되는데 이것도 당첨 확률을 더 높게 생각해준 것이다.


#3

 약 800만 분의 1이라고 해도 나는 그것을 사고 나서(1게임이라도 사고 나서) 로또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아예 안 사놓고 로또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보다는 앞서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회차당 10만 원 정도까지의 제한이 있지만 온라인으로도 로또는 구매가 가능하긴 하다. 뭐 그래도 온라인 조차 귀찮을 수도 있고 거금을 들이는 사람들에게 회차당 금액이 소액으로 제한되어 있는 경우에 디메리트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 역시 로또는 길거리에서 사는 것이 표준이다. 꾸준히 로또를 1주에 5,000원씩 쓰면 확률은 약 160만 분의 1 정도로 상승하겠지만 역시 확률은 0과 매우 가깝다. 하지만 물론 0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일단 로또가 되었으면 하면서 사지 않는 것보다는 되었으면 하니 구매하는 것이 건설적(?)이라 본다.


#4

 사실 로또보다는 그 로또를 구매하는 것의 의미를 노력이랑 연결해서 생각해보게 된 것이 본론이다. 인생에서의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성공이 로또처럼 어렵지만 누구나 원하는 것이라면 약간의 노력으로 쉽게 얻을 수 없다고도 생각이 된다. 


즉 노력:성공=로또:당첨


이런 비례식으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금전적인 이득은 전혀 없겠지만 로또가 무조건 당첨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긴 한다. 8,145,060라는 45C6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만큼의 로또를 보유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장당 1,000원이니까 81억 4천만 원 정도를 한 회차에 쏟아붓는다면 로또 당첨이 될 수 있다. 물론 당첨금은 그것보다 훨씬 하회할 것이라 의미는 없겠지만 말이다.


#5

 어떤 사람은 아주 약간의 노력을 해서 큰 성공을 이룰 수도 있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몇십 년간의 노력을 해서 소소한 성공을 이룰 수도 있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약간의 노력만 시도해봤고 아직 성공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평생을 엄청난 노력을 했지만 계속 실패하고만 있을지도 모르겠다.

 노력이라는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어떤 시도가 잭팟을 터트릴지, 이번에도 아쉽게도 다음 기회를 노리라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회차가 끝나면 정말 휴지조각이 될 로또보다는 훨씬 가치가 높을 것이다.

 그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으로 노력을 해야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약간은 아득한 기분을 느끼게 하지만, 결국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구나 하는 것을 안다면 보다 빨리 일어나는데 자극이 될지도 모른다.


#6

 최근에 아직 빛을 보지 못한, 혹은 아주 잠깐 빛을 봤던 음악가들이 다시금 경연에 도전하는 그런 프로를 보며 들었던 생각이 이 글에 큰 영향을 주었다. 거기서는 정말 재주도 많고 왜 대성하지 못했나 싶은 사람들도 엄청 많은데 실제로 그들은 아직도 인지도가 매우 낮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절대로 노력을 안 했을 리가 없다. 엄청나게 노력을 했을 텐데도 아쉽게도 성과가 미약한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적당한 노력을 하고 나서 "아 나는 역시 안된다"하고 포기해버리는 마음은 매우 좋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물론 저 방송이 끝나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 다음 기회는 또 올 것이다. 그때를 잡기 위한 노력이 로또와는 달리 차곡차곡 쌓여서 각자에게 성공을 안겨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니 나도 더 노력을 해야겠다는 마음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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