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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Mar 01. 2021

꿈과 인생의 기회비용

적당함의 함정

 서른 해 이상 살아보고 느낀 것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공유해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은 적당하게 살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적당한 것은 말 그대로 무난함을 의미할지도 모르겠다. 적당한 사람과 연애하고 결혼하고, 적당한 직장에서 적당하게 지낸다는 것도 절대 평가절하를 당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것이 최선일까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나는 직업 선택에 있어서 특별히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 같은 강렬한 생각 따위는 없었다. 그래서 순탄치 않은 취준 끝에 지리멸렬한 곳에 와서 지리멸렬하게 지내고 있다(시제는 현재 완료). 그래도 이곳에서의 경험과 생각 끝에, 나는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하겠다는 꿈이 생겼다. 지금은 아이템도 경험도 없고, 지리멸렬하지만 급여생활이 주는 강점도 절대 간과하지 않는다. 따라서 회사 생활을 하면서 계속 궁리하고 있다. 이런 꿈이 생기기 전까지는 회사 생활은 그저 지옥이었을 뿐이다. 다행히 늦게라도 꿈이 생기게 되어 다행이지만 아마 생기지 않았다면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거나, 마침내는 생각하는 것을 멈췄을 것이 틀림없다.


 한 번뿐인 인생이니까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을 해야 된다는 말은 아마 사실일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결국 사람은 꿈을 가지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때 가장 멋지기 때문이다. 적당한 온실이 아닌 곳에서의 사투와 모험이 이어지더라도 그것을 버티게 하는 것은 꿈과 열정이다.


 가끔 장기간의 무명 생활을 하다가 마침내 빛을 보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터무니없는 생활비로 그 긴 시간을 버텨내는 삶이 대부분이다. 가수가 되었건 배우가 되었건 사업가가 되었건 대부분 그렇다. 그런 인내의 시간을 버티게 하는 것은 아마 자신이 해왔고 하고 있는 것에 대한 꿈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일상생활이 안될 정도로 돈이 안 되는 일이더라도, 그것이 자신이 사랑하는 것이라면 사람은 견뎌내며 자신이 바라는 것을 해낼 수도 있다는 것을 그들은 보여준다.


 적당한 것이라 폄하되었더라도 무엇을 하든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더럽고 치사한 상황이 수도 없이 벌어지더라도 묵묵히 이겨내는 것조차도 이 글에서는 적당하다고 표현되어 버리는 문제점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을 선택하면 자연스레 선택하지 않은 것들은 실행할 수가 없다. 그것이 꿈의 기회비용이다. 내일의 내가 어떤 행동을 한다면 선택되지 않은 행동들은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의 몸은 2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 곤궁하고 다른 사람은 너는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느냐 한다면 그것은 칭찬일지도 모른다. 그 간격을 꿈을 이루려는 열정으로 채워져 있기에 다른 사람은 하지 못할 일도 해내고 있는 것을 의미할 것이기 때문이다.


 꿈이 없어서 적당하게 살았었지만 결국은 꿈을 찾지 않으면 되지 않는 것을 깨달은 게 서른 넘어서이다. 꿈을 찾는 일을 게을리 해왔지만 결국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하고 내가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은 꿈에 있었다.


 존 조지프 퍼싱이 말하길, "살아가면서 하고자 하는 일을 할 때 늦은 때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비록 그것이 죽기 하루 전 날이라도 하고자 하는 일을 한다면 그것은 절대 늦은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스스로 깨달았다고 생각하는 것도 결국 사람은 비슷하기에 추구하고 고민하는 것도 비슷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사람의 말만 듣고 삶에 바로 적용할만한 역량은 없었지만, 늦게라도 스스로 깨달은 것과 옛사람의 가르침이 일치하여 강화된다면 내 인생은 조금 더 적당함을 벗어나서 최선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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