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독준 Apr 27. 2021

나는 절약으로 복수한다

내 브런치 북 홍보하기

 자본주의 세계에서 돈은 곧 힘이다. 물론 돈으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돈으로 꽤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돈이 많아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지만, 돈이 적으면 어지간하면 불행하다. 돈이 적으면 생활고에 바로 노출되는데, 생활고 속에서 불행하지 않다면 4대 성인 급에 들어갈 것이다. 옛사람 관이오(管夷吾)의 말에 의하면 "곳간에서 인심이 나온다"라고 했다. 빈 곳간(가난)에서 인심과 예절이 길러지기란 어렵다고 관이오는 말했었다. 몇 천년 전의 말이지만 지금에도 통용될 것이다.

 

 운이 좋게도 취미도 적고 사고 싶은 물건도 없고 인맥도 좁아서 결국엔 돈 쓸 일이 적어서 박봉이지만 차곡차곡 절약을 해서 몇 년이 지나니 나에게 충성하는 돈의 무리가 생겨났다. 사실 브런치 북 "절약의 기술"은 이론이 세워진 후 달성된 것이 아니다. 나의 정립되지 않았던, 하지만 존재는 하던 지출관리법을 검토해서 체계화하는 과정의 산물이다. 물론 체계화된 만큼 내 절약 방침도 더 정밀해지는 이득이 있었고, 이것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제목을 절약으로 복수한다고 했는데, 뭐에 대한 복수냐 하면 두목에 대한 복수다. 말은 복수이지만 민주 준법사회에 어울리는 세련되고 합법적이며 건설적인 방향의 복수이므로 걱정은 안 해주셔도 될 것이다. 월급쟁이로서 두목에게 건설적인 복수를 한다고 하면 일단 더 좋은 곳으로 이직을 해서 인력난을 선사하는 것이 있다. 전제조건이 "유능함"이라는 것이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좋은 곳으로 이직을 하면 대개 급여도 늘지만 수행해내야 하는 수준 또한 높아지기 마련이므로 필수적인 요소이다. 대개 이 나라의 회사들은 HRD(인적자원개발)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여가 시간과 가처분 소득을 능력 향상에 투자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절약을 통해 가처분 소득이 여유가 있어야 HRD에 투자할 수 있으므로 이직으로 복수하는 방법에도 절약은 필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역량 개발을 위한 재원의 역할 외에도 자본의 축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이직 외에도 복수할만한 수단은 늘어난다. 이제 본론이 될 것이다. 여건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절약을 통해 몇 년 간의 수모를 견뎌낸다면 어느덧 자신이 지배하는 "일정량의 자본"이 존재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한 달에 30만 원씩 5년을 모은다면, 30*60 = 1,800만 원이 된다. 동어반복이 되지만 단위를 바꿔서 생각했을 때 하루에 만 원씩 5년을 모으면 1,800만 원이다.


 어떤 회사에서 5년 동안 수모를 받고 박봉에 시달려왔어도 가계 수지를 월 +30만 원을 꾸준히 달성했다면 6년 차의 당신에게는 1,800만 원의 자본이 함께하게 된다. 이 돈은 월급이랑 상관없으며 운용능력에 따라 월급 외의 소득을 발생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요즘에는 다양한 직접 투자 방법을 누구나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1,800만 원은 1,800만 원대로, 당신은 당신대로 일을 해나가고 생활을 해나간다면 당신을 위해 충성하는 자본은 1,800만 원에서 처음엔 더디겠지만 꾸준하게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순조롭다면 어느새 당신이 회사에서 수모를 받으며 벌어들이는 돈보다, 충성스러운 자본이 벌어들이는 돈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그때 아마 당신은 회사를 불가피하게 다니는 것에서 회사를 다녀도 되고, 안 다녀도 되는 상황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생사여탈권이 여태 두목들(대표, 사장, 상사)에게 있었다 해도, 인내와 노력의 끝에는 생사여탈권은 절약을 해내고 모인 자본을 성공적으로 운용하는 자에게 반드시 돌아가게 되어있다.


 내가 싫어하는 말은 많지만, 가장 싫어하는 독과 같은 말은 2가지가 있다. 하나는 "티끌 모아 티끌"이고, 나머지 하나는 "늦었을 때는, 정말 늦었다"이다. 티끌을 모아 티끌이 아니라는 것은 내가 나만의 방식으로 증명을 했고, 나뿐 만이 아니라 철저한 지출관리법으로 종잣돈을 만든 사람들은 다 각자 증명해낸 것이라서 전혀 독점적이지도 않은 부분이다. "늦었을 때는, 정말 늦었다"는 말은 포기를 정당화시키는 말이라서 싫다.


 자산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작년이고 아직 나만의 자산운용 시스템을 천천히 만들어가는 중이기에 당장 회사가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박봉을 비웃고 내칠 만큼의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그래서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중이지만, 이미 생사여탈권은 내 두목의 손이 아닌 내 손에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이 매일매일이 격노스럽고 막장인 좋소기업 시트콤 속에서도 한 줌의 평화를 내게 제공해준다.


 회사가 싫으면 이직을 하는 것도 훌륭하고 건설적인 복수이지만 이것 말고도, 철저한 지출관리를 통해서 모으고 참아낸 자본을 통해 급여 외에도 돈이 들어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낸다면, 그렇게 해서 남에게 쥐어진 내 목숨줄을 되찾아 온다면 그것 또한 훌륭하고 건설적인 복수이다. 그러니 저의 지출관리법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제 브런치 북"절약의 기술"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좋소기업을다니며 당하는 고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