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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독준 May 17. 2021

적당히 회사 다니기 1: 판정과 약점

절대 약점 잡히지 말 것.

#1

 최근 KBO 프로야구가 뜨겁게 진행 중이다. 중계를 보다 보면 투수의 투구 한 구 한 구에 심판은 적절한 판정을 내려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좀 있다. 볼인데 스트라이크를 줘도 문제고, 스트라이크인데 볼을 줘도 문제가 된다. 현재 이 볼 판정에 대해서는 심판들의 온전한 영역인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계 심판, AI 심판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이것에 대해 논쟁은 계속될 것이다.


#2

 야구 이야기로 시작한 이유는 "판정"이라는 개념에 대해 짚고 넘어가고 싶었기 때문에 오프너로 사용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모든 사람이 야구의 심판처럼 "판정"을 한다. 꼭 회사가 아니고 사회생활, 조직 생활에서도 비슷할 것이지만 어찌 되었건 회사에서의 "판정"만을 생각해보도록 하자.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따라서 "판정" 또한 다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회사에서의 "판정"이란, 어떤 행위에 대해 어떻게 평가를 내리는 가에 대한 것이다. 

 예를 들어 엄격한 출퇴근 시간을 중시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지각, 조퇴 등은 금기에 가까울 것이다. 이런 "판정"을 가진 사람에게 지각이나 조퇴를 하는 행위는 "결점"으로 인식된다. 타인이 봤을 때 내 "결점"은 곧 내 "약점"이다.


#3

 판정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요구되는 것들은 비슷할 것이므로 "약점"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들은 비슷하다. 가끔 너무 자의적인 기준으로 판정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 기준으로 "판정"이 된다면 그들 눈에는 "결점"으로 보인다는 것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타인이 들어도 일리가 있다면 어느 정도 유효한 "판정"이지만, 생떼스럽고 개인적인 꼬투리라도 "판정"으로 적용되는 것이 더럽지만 치사한 일이다. 극단적으로 상사가 광인인 경우, 광인의 시각에서의 "판정"이 죄다 꼬투리 잡기 같이 치졸한 것이더라도 어찌 되었건 그자에게 있어서 내 "결점"이라 판정된다면 그걸로 jiral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4

 적당한 회사 생활을 위해서, 밀접하거나 연관이 되었거나 한 사람들의 "판정"이 어떠한 지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식적 수준에서 조심하는 것 외에도, 사람마다 "판정"이 다른 것을 고려해서 커스터마이즈 할 필요가 있다. 어느 회사나 지각 좋아하는 상사는 없지만, 이것이 매국 정도의 결점으로 보는 사람도 있고 아무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누울 자리를 보고 눕는다"는 것에 충실한 것이 적당히 회사를 다니기 위해 중요한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5

 약점을 잡히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약점은 타인에게 나를 불편케 할 수도 있는 명분과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각을 큰 결점으로 여기는 자들이 많은 환경에서, 내가 지각을 자주 한다면 이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 자들에게 있어서 금방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 있고, 인사적으로 불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극단적으로는 숙청까지도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근무 타임 테이블이 짜여 있는 곳에서도 당연히 좋지 않지만, 아르바이트나 시간제의 경우에서는 더 쉽게 숙청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이렇게 불이익을 당했을 때 남들에게 하소연해도 떨떠름한 반응이 나온다면 대개 그것은 본인의 불찰이 큰 것이다. 종종 누가 봐도 부당한 일을 당한 경우 그것은 부당한 일이 맞을 것이다. 아마 #3에서 이야기한 꼬투리를 잡힌 것에서 좋지 않게 끝난 이야기가 된 것이다.


정리

- 일단은 상식적인 범주에서부터 시작한다

- 전체적인 분위기, 타인들의 각 판정 기준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관찰한다(일단은 중요도가 높은 사람들 위주로)

- 상식을 기본으로 하되, 면밀히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유의사항들을 커스터마이즈 한다(유의사항에 대한 실책은 절대 저지르지 않도록 주의할 것)

- 약점을 잡히지 않으며 적당히 회사를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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